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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나쁜놈의 속사정
베이비시터 | 2011.11.01 | 조회 5,876 | 추천 12 댓글 0


일단 주요 등장인물은 '고등어'(남자주인공), '말미잘'(여자주인공), '양미리'(저의 절친언니), '병어'(저의 엑스남)이 되겠습니다.

 

서울에선 먼고향(지방) → 대학교입학 → 외국 → 대학교졸업 → 서울취업

의 루트를 밟은 저는 모험소녀였습니다.

이역만리로 홀홀단신 가방하나 달랑들고 돌아댕길줄 아는

패기와 겁대가리를 엿바꿔 먹은 20대 녀자였지요.

 

그렇게 20대를 여기저기 옮겨다니다 보니

짐을 싸고 풀고 옮기는 이사를 국내+해외 약 20번쯤....

이사의 달인이 되어가고 있던 중 드디어 서울에 자리를 잡게 됩니다.

 

방황하던 20대의 불꽃같은(?)시절은 시마이하고

4대보험 꼬박꼬박 헌납하는 대한민국의 (불쌍한)직장인으로 거듭난 것이지요!

 

처음에는 서울말적응(?) 및 회사 적응으로

아침출근 → 저녁퇴근 → 집안일 → 기절의 루틴으로 매일이 바빴고.



제법 적응이 될 쯔음
.

퇴근 후 치맥도 하고 싶고 수다떨 친구도 있었으면 좋겠고....

운동을 다닐까? 동호회를 다닐까? 찾아보던 중.

트위터에 저희 동네'당'이라는 모임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오호라.

 

일단 가입을 하곤 트위터로 사람들과 짧은 대화를 나누던 중,

우리집과 멀지 않은 곳에서 치맥모임이 있으니 오라는 초대를 받습니다.

그렇게 저는 그 커뮤니티에 발을 들여놓았지요.

 

물론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났습니다.

그 중엔 친자매만큼 친해진 절친 양미리 언니도 만났고.

언니도 만났고....

언니도 만났고....

그 언니랑만 쭈욱....

 

,.

 

이것이 온라인 커뮤니티모임의 한계인가요..

물론 아직도 그런 모임 등을 통해 사람들이랑 인연을 맺고 살곤 했지만

딱히 오래가는 만남은 없었네요..

 

아무튼 그 모임은,

나이도 비슷하고, 타향살이 하는 저같은 사람들도 많고,

동네도 가깝고, 술도 좋아하고 꽤 괜찮은 모임이(라고 생각했)었어요.. ㅎㅎ

 

일주일에 열번.


커뮤니티 사람들과 만났을꺼에요.

퇴근하고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모여서 술도 마시고

주말에도 부어라 마셔라 먹고 죽자를 반복했습니다.

 

외롭고 무료하던 저의 일상에 활력소였습죠.

 

그리고 그런 모임에선 늘 그러하듯,

곧이어 여기저기에 부농빛이 감돌기 시작했어요.

몇몇 커플들이 탄생하고 저도 병어군와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만난 사람 이 병어군.

장난끼많은 타입에 분위기를 항상 주도하던.

그때는 나름 눈치도 빠르고, 꽤 똘똘했던 친구였습니다. ㅎㅎ

 

뭐 남들처럼 평범하게 연애를 하긴 했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싸움. 화해하고 또 싸움. 그러고 또 싸움. 지치고 또 싸움.

싸움의 반복. 서로 이해못하는 부분도 너무 많고,

서로의 가치관도 달랐던 사람이어서 맞추기가 힘들었고.

그렇게 우리는 차분한 자리에서 점잖은 이별을 합니다.

 

그리고 커뮤니티에서 연애질을 하다 헤어지면,

뭐 다들 아시다시피 둘 중 한 명은 이제 그 모임에 나가는 것이 껄쩍해집니다.

그리고 좀 시들해진 제가 못나가는쪽이 됩니다.

그렇게 그 모임은 저에게 잊혀져 갔어요.

 

하지만 모임에는 더 이상 나가지 않아도,

그 모임에서 만난 양미리언니와 그리고 오늘 사연의 주인공이신 '고등어남'

이렇게 세명이서 종종 만남을 갖게 됩니다.

 

셋이 소셜커머스 음식점도 찾아다니고 영화도 보러 다녔어요.

그리고 이 고등어오빠는 저처럼 그 커뮤니티에서 한 여인네와 연애를 하다

저와 비슷한 시기에 헤어짐을 겪었거든요.

 

무튼 이렇게 세명이 친하게 지내던 중.

 

고도로 발달한 여자들의 (둘이상 모이면 씨너지 장난아님)으로

고등어 오빠의 신상에 변화가 있음을 감지한 저희는 고등어남을 캐내봅니다.

 



 

그럼 그러취!!!!





그 커뮤니티의
'다른'여자와 만난다고 하네요.

 

저희는 완전 뜯어 말렸습니다.

 

당신 여기 모임에서 연애하고 헤어져서 한강가서 우울해했쟈나!!!”




그렇게 못잊고 살아놓고 얼마 지나지 않은 마당에

!!! !!! 그 모임에서 연애라니!!!!”

 

또 게다가 문제인 것이,

연애초반이면 부농부농 피어올라 죽고 못 살며


저희따위와 연락하고자 하는 의지는 들어선 아니되는 것이건만,

고등어남은 틈만나면 저희들과 놀려 하십니다.

 

저희가 가만히 둘 리가 있나요. 캐물었습니다.

대체 왜 그러시냐.

만나는 여자에게 잘하라.

 

하아.......

그녀. 이하 말미잘녀.......

 

이 평범한 이야기를 제보꺼리로 만들어준 그녀.

 

모임에서 만나 오빠 동생사이로

가끔 밥도 묵고 영화도 보고 하던 말미잘과 고등어.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 생각할 때쯤 고등어오빠는 말미잘녀에게 고백을 받습니다.

 

고등어남오빠 우물쭈물하니,

말미잘은 그럼 이제 우리사귀는거다!!” 했답니다.

물론 여기서 거절못한 거.. ㅋㅋ

오빠잘못입니다.

그래서 고등어의 등등신의 등에서 따왔습니다.

 

나름 잘해보려 했지만 아무리 만나도 정이 안가더랍니다.

그러니 원래 놀던 편한 우리와 놀려고 하고,

덕분에 말미잘녀의 질투는 하늘에 뻗치게 되고...

집착에 시달리던 고등어남은 저희에게 그녀와의 이야기를 털어 놓습니다.



우리가 내가 남의 남친을 뺏은 것도 아니오
,

게다가 전 그때 부농이 피어오르는, 맘에 두는 남자가 있었고,(잘되진 않았지만 ㅡㅡ)

양미리 언니에게는 애낳자며 졸라대는 철부지 연하남친이 있거든요.

 

물론 애인있는 여자들이라도 내 남친이 만나고 다니면 질투가 나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뭔 죄를 졌다고......

우리가 고등어오빠를 오라가라한 거도 아닌데....

우리가 못 만나게 한 거도 아닌데.....

 

저희가 너무 싫다 그랬다고....

 

그렇게 우리를 미워할 필요 없쟈나요...

우리가 당신 소개안받는다한게 아니고 당신 남친이 소개해주기 싫다잖아요..

뭐 그래도...

그럼 같이 미워하도록 해요..

안봐도 괜찮아요.. ㅎㅎㅎ

 

우리는 괜한 대립구조가 되어 버렸어요..

고등어남도 한숨으로 하루를 보냅니다.

 

만나는 뭐 한달여간을, 마음이 안간다끙끙거리길래,

마음안가는 여자잡고 있는 당신이 나쁜놈!!!이라며 올바른 길로 인도하려 했지요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로 고등어남은 말미잘녀에게 이별을 고합니다.

 

이때까지도 전부 다 몰랐어요.


별난 여자란 정도였지.

왜 고등어오빠가 그녀를 사귀면서도 피했는지 정확히는 몰랐거든요.

오히려 여자맘 갖고 노는 나쁜남자라며 막 욕을 해줬는데 말이죠.

 

그 둘이 헤어진 지 얼마되지 않아 네이트온 띠링띠링카톡카톡마플마플 울립니다.

고등어오빠군요.

고민상담을 하잡니다.

 

말미잘녀가 헤어진 담날,

본인이 임신한 게 확실하다 하다며 연락해 왔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아래와 같은 장문의 까똑을 보내왔다며 제게 알려왔습니다.

 

 


- 아래 -



오빠
. 제 삼자로 조언해 볼께..;

알고 지내던 여자동생이 남자친구랑 헤어졌는데 임신인 것 같다네.

혈액검사하고 수치가 사실 애매하다고 판정받았는데

남자친구가 하도 걱정해서.. 아니라고 마음 안심시켰는데.. 혼자 계속 신경쓰였던거야..

그 사람은 헤어지자하고 그 마음은 돌릴 길 없는거 같아서

불안한 마음에 검사했는데 양성반응나왔는데.. 그 아인 어떡해야 할까?!

답답한 그 아이.. 마음도 몰라주던 남자친구는 그 아이의 투정에 헤어지자했고..

강한 척하면서 속이 너무 여린 앤데..

그냥 겉만 항상 잘난척하던 아인데.. 눈물이. 계속 난데..

괜히 혼자 불안해하고 엉뚱한 걸로 화내고.. 차라리 다 말할걸.. 어떡해?!

 




그죠
. 말미잘녀는 본인 얘기를 이런 방식으로 전달 한거죠.

헤어졌는데 임신인 것 같다고 했다는 취지의 까똑.

 

 

그럴 수도 있죠.

임신했을 수도 있죠.

 

맘도 없다더니 사고는 왜 친거냐!!!!”

나이도 많은 고등어남을 갈구며 ㅈㄹㅈㄹ 했더니,

 

내가 했던 행동에선 얘가 임신할 가능성이 절대 없다!” 항변합니다.

 

... 이게 무슨 말임묘?

 

게다가 헤어지자 하기 전날,

말미잘녀는 오빠와 멀어진 거 같다며 쏘맥을 다량 말아드셔서는 뻗고,

(이전에 임신을 알았는데 말을 안했답니다. 그럼 쏘맥은 왜 드신 거임까?)

 

그 담날 헤어지자했더니 집앞에서 주구장창 기다렸다더라구요. 

그렇게 매달리다가 그 다음날 뜬금없이 임신이라니

뭔가 -한 촉이 옵니다..

 

그래도 이게 가벼이 여길 일이 아닌지라,

낳든 못낳든,


일단 확인하고 진찰받고,


병원을 함께 다녀오라 떠밀었습니다.

 

하지만. (혹은 역시...)

말미잘녀는 함께 가지는 않겠다며 완강히 버팀.

죽어도 함께 안가겠다 하대요.

 

고등어남은

내가 잘못한 거라면 내가 책임을 지겠다. 만약 임신했다면 너와 잘 지내보겠다...

내가 최선을 다하겠다. 함께 병원 가자. 촉만 갖고 어떻게 확신하냐.”

그랬더니..........

 

"고등어오빠가 보고 싶어 죽을 것 같지만 병원은 혼자 다녀오겠다"

 

... 

 

레알 촉! 촉!합니다...

병원도 다녀오기 전에

우리 아기 혼자 잘 키우든 지우든 알아서 할께.”

 

헤어지자고 한 것이 금요일이었고


임신드립은 주말에 나왔습니다.




헤어지기 전에 병원에서 임신진단 등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었다했구요. 

그럴 일도 읍썼다...

 

.. 알 것 다 아시는 우리 자매님은 이쯤에서 무슨 생각이 드십니까.

자매님들의 생각도 저와 비슷하리라 생각합니다.

 

무조건 병원을 다녀와라.

진짜든 아니든 오빠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진짜면 책임을 지고, 저 말이 거짓이라면 밝혀라.

만약 거짓인데 그냥 넘어가면 오빤 드립녀가 임신이든 아니든

'임신했을지도 모르는 전여친 버린 남자'가 된다.

 

물론 이 오빠는 임신했을지도 모르는 전 여친의 마음을 달랬답니다.

같이 병원도 가자하고..

 

하지만 말미잘녀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오빤 나쁘다.”

우리 아기는 내가 알아서 하겠다.”

아기는 지우겠다.”

병원은 신경쓰지 마라.”

진단서는 왜 필요하냐?”

난 거짓말을 해본 적 없는 사람이다.”

 

등등...

무한반복에 지친 등신남오빠는


1분에 한번씩 오는 카톡을 차단도 못하고 멍하니 지켜보다

그 여자가 먼저 차단한다고 연락을 끊은 후로

 

나는 절대 아이를 가지게 할 결정적 행위를 하지 않았다!!!

내가 자신한다!!” 는 항변을 차마 널리는 못하고 주변인들에게 주장하였고,

그렇게 이 사건도 차차 잊혀져 가던 중.

 

연락이 없던 드립녀에겐 몇통의 메일이 왔다고 합니다.

그중 마지막 메일을 좀 인용하자면...

 


말미잘녀 : 내 직감은 틀린 적이 없어요.

그래서 병원 결과 받고도 계속 노심초사긴 했어요. 확실한 판정이 아니었어서..

→ 병원에서 임신판정이 확실하지 않을 수 있남요?

에라이.. 거짓말 완전 뽀록.

 

말미잘녀 :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착상혈이란 게.. 나와서 사실 걱정은 돼요.

→ 착상혈은 걱정할게 아니죵. 병원 다녀왔다면 아실텐데.

그리고 너 20대쟈나..


 

그리고 물론 중절수술이든 출산이든


그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전~혀 없으셨다는.

 



잠시 한박자 쉬면서
,

고등어오빠가 왜 말미잘녀에게, 노력했으나 마음이 잘 가지 않았던 것인지

그 상황을 전합니다.

이것은 본문의 내용 이해를 위해서도 필요하고,

남자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필요할 것 같아 붙이는 것입니다.

 


1. 사귀는 시작이 여자 마음대로.

말미잘녀는 느무 앞서간 나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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