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한 관찰로 조류가 변하는 지점을 찾아라
조류 속도와 물밑지형을 고려해 자신의 채비와 밑밥의 움직임을 상상하며 낚시하는 것은, 초보수준을 빨리 뛰어넘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출조 횟수가 잦은데도 유난히 실력이 늘지 않는 낚시꾼을 유심히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자신이 현재 어떤 상황에서 낚시하고 있는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낚시꾼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 실력이 나아지는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조류를 읽어내는 능력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세심하게 관찰하는냐에 따라 조류 보는 안목을 기르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진다. 특히 초보자들의 경우 경험에만 의존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연구하는 자세를 가질 때, 어느 순간에 조류의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이번 호에는 기본적인 조류 읽는 법에 대해 배워보자.
찌와 조류의 움직임은 일치하지 않는다
낚시꾼들이 조류의 성격을 파악할 때 가장 기본적인 근거로 삼는 것이 찌가 흘러가는 모양새다. 찌를 보고 조류의 속도를 가늠하는 것은 물론, 조류의 성격이 바뀌는 지점(감성돔낚시에 있어 좋은 포인트가 된다)을 찾아낸다.
하지만 잊어서는 안될 것이 있다. 찌가 보여주는 조류의 정보는 엄밀히 말해 겉조류의 움직임에 한정된다는 점이다. 수면이 전해주는 물밑의 정보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따라서 찌의 움직임을 보고 파악한 물밑상황을 맹신해서는 안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면과 물속의 조류는 완전히 다르게 움직일 때도 있다.
중요한 건 속조류다
물속은 겉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단순하지 않다. 일정하게 한 방향으로 흐르는 조류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반전조류, 종조류, 와류, 지류 등등 서로 다른 성격의 조류들이 만나면서 숱한 변수를 만들어낸다.
이처럼 무수한 경우의 수를 만들며 움직이고 있는 속조류는, 낚시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속조류가 밑밥과 채비의 움직임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물속에 있는 고기 앞까지 미끼와 밑밥이 도달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하는 것이 속조류라는 것이다.
표면·중층·바닥을 흐르는 조류는 항상 같은 방향,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 각각 다른 방향으로 흐르거나, 방향은 같아도 속도가 다를 수 있다. 이처럼 불규칙하게 흐르는 속조류는 낚시를 무척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어렵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속조류에 관심을 갖지 않고서 좋은 조과를 얻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조류읽기의 핵심 - 조목 찾기
조류의 속도나 방향을 읽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조류의 눈(湖目)’을 찾는 방법이 있다. 조목은 조류와 조류가 서로 부딪힐 때 수면에 생기는 선(線)이나 거품을 보고 찾을 수 있다. 또 각종 부유물이 모이는 장소도 조류의 눈으로 보면 된다.
조목이 생기는 이유는 성질이 다른 조류, 또는 물 덩어리(수괴·水塊)가 만나면 서로 섞이지 않고 경계를 이룬 채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생기면 육안으로도 어느정도 식별이 가능하다.
일단 조목지점을 찾을 수 있다면 조류 읽기의 첫걸음은 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갯바위에서 만날 수 있는 조목지점은 위에서 말한 것과는 약간 다르게 나타난다. 성질이 다른 물끼리의 접촉으로 생기는 경우는 드물고, 거의 정체하고 있는 연안의 물과 그것을 스치며 지나가는 조류의 접점에서 생기는 일이 많은 것이다. 예를 들어 섬의 좌우로 갈라져 흐르던 조류가 다시 만나는 장소에서 발생하거나, 만 안쪽에 있는 물과 바깥쪽을 흐르는 조류의 접점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또한 색깔의 차이 등 표면적으로는 거의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조목이 있다 해도 그냥 한줄기 선을 수면에 그은 듯한 느낌밖에 느낄 수 없는 것이다. 갯바위낚시에서 조류 읽기가 어렵다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물밑지형이 조류의 변화를 만든다
조류의 성격이 바뀌는 곳은 감성돔낚시에서 최고의 포인트다. 앞서 살펴 보았던 조목도 마찬가지다. 서로 성격이 다른 조류가 만나면서 생기는 조목부근은, 감성돔이 모여들어 먹이활동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실제로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다보면 조목과 같이 눈에 띄는 조류변화지점을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기껏해야 표면에 잔잔한 파문이 생기는 정도다. 낚시꾼들이 주목해서 봐야할 것이 이와 같은 조류의 미세한 움직임이다. 본류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곳에서는, 보일듯 말듯한 작은 변화가 일어나는 곳이 특급포인트일 때가 많다.
이처럼 갯바위 근처에서 쉽게 조목을 발견할 수 없는 원인은 다름아닌 물밑지형의 영향 때문이다. 조류끼리 엉키는 정도 또한 조류의 속도나 해저의 지형에 따라 달라진다. 해저의 지형이 단조롭고 장애물이 없는 곳에서는 엉킴의 폭이 좁고, 길다란 띠 모양의 벽이 형성(조목이 쉽게 눈에 띈다)될 것이다. 하지만 복잡한 지형에서는 조류의 방향이나 속도가 일정하지 않아 엉킴의 폭이 넓어지는(조목을 찾기 어렵다) 것이다.
감성돔이나 벵에돔이 많이 노는 곳은 갯바위의 돌출부를 휘감아도는 조류가 다른 조류와 만나는 합류점인 경우가 많다. 이런 곳은 마치 물 덩어리가 물속에서 감겨 올라오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뿐만 아니라 돌출부를 돌아가는 조류가 좌우로 불규칙하게 움직이기도 한다.
이처럼 지형이 복잡한 곳에서는 조류의 움직임도 복잡해져 해저의 먹이들이 떠오르거나 플랑크톤이 한곳에 모이기 쉽다. 먹이감을 찾는 물고기들이 모여들어 활발히 움직일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지는 것이다. 이런 곳을 찾아내 공략해야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다.
월간바다낚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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