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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운틴코리아 | 2011.09.03 | 조회 11,463 | 추천 0 댓글 1

북한산이 동네 산책하는 산? 천만의 말씀!


2005년 9월 23일 이모 씨(55세)는 3년 전에 중풍으로 인하여 우측 팔. 다리. 얼굴 등에 마비증세가 있는 환자로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 홀로 백운대 산행을 했다. 그러나 불편한 다리로 하산하다가 미끄러져 전신 타박상과 찰과상을 입고 쓰러져 구조대가 출동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렇듯 북한산은 평소 지병이 있는 사람은 가급적 자제를 하고, 만약 산행 시 필히 보조할 수 있는 일행과 동행해야 2차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 북한산이다.


2005년 9월 말, 백운대 정상 부근에서 다리경련 환자가 있어 1개조 손 대장 외 3명이 출동하고 동시다발 사고를 대비해 필자는 백운산장에 대기하고 있는데 약수암 리지 초입부에서 추락해 발목골절이라는 신고가 들어왔다. 현장에 도착하니 일행들이 기본 응급처치를 해놓고 있었다. 주변 나뭇가지를 이용하여 발목을 고정하고 슬링줄을 이용, 단단히 묶어 놓은 상태로 발가락에 자극을 주어 감각검사를 하니 사고자가 되레 발가락을 만지고 있나 할 정도로 감각이 전혀 없었다. 묶어 놓은 것을 풀어 보니 양발에 피가 묻어 있어 가위로 잘라내고 상처를 살펴보니 정강이뼈가 부러지면서 살을 뚫고 튀어나온 개방골절이었다.











신속히 거즈로 출혈 부위를 직접 압박하고 소프트한 패드로 개방골절 부위를 감싸고 압박붕대로 감고, 발목이 꺾여 있기 때문에 부목을 대지 못하고 일행이 가지고 있는 1인용 매트리스를 사용하여 다시 한번 감쌌다. 그런 와중에 헬기소리가 들려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조금 전 백운대 정상 다리경련 사고자를 이송하는 것을 보고 좀 늦을 것이라고 판단했는데 너무 빨리 오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이때 마음이 다급해지면 일처리가 되레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하면서도 침착하게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행동해야 했다.


대원에게 헬기가 사고지점을 확인 할 수 있도록 연막탄을 피울 것을 지시하고 헬기후송을 위해서 들것을 준비하는데, 사고자 일행이 도우려고 바위 턱에 뛰어 내리다 필자를 밀쳐 버렸다. 20미터 절벽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바로 옆 나무를 잡아 간신히 모면할 수 있었다. 순간 몸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헬기소리와 바람은 전쟁터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사람 혼을 빼놓는다.


 


사고 시 냉정과 침착함이 2차 사고를 예방한다


사고자는 38세 주부로 인터넷 동호회를 통하여 약수암 리지를 왔는데, 약수암 리지는 원효리지와 백운대 사이에 약수암 암자에서 능선 쪽으로 200미터 정도 올라가면 초입부가 있고 정상은 원효리지 말 바위 밑으로 이어져 만나는 곳으로 확보지점이 없고 가파른 슬랩과 바위 표면이 떠 있어 홀드가 좋지 않아 경험 많은 리지꾼도 가기를 꺼리는 곳이다.


사고자는 초입부에서 발이 미끄러지면서 옆 직벽에서 2미터 떨어지면서 발목이 꺾여 개방골절이 되고, 슬랩 20미터 중 5미터 추락하면서 옆 나뭇가지를 잡아 바닥까지 추락을 모면하여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일행이 1차 응급처치를 해놓았는데, 골절은 골절종류에 따라 부목을 대는 것이 다르다. 단순골절(다른 조직의 손상은 없고, 뼈만 손상된 것) 및 복합골절(뼈가 손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주변 인대나 근육조직, 혈관이 손상)인 경우는 다리가 틀어져 있지 않아 부드러운 패드를 감싸고 바로 위에 부목을 대고 후송하면 되고, 산에서 개방골절(뼈가 손상되고, 피부가 찢어져 뼈가 돌출 되는 것)인 경우는 다리와 발목이 틀어져 있어 부목을 댈 경우 환자에게 심한 통증과 쇼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이 사고자 같이 꺾여 있는 다리를 무리하게 나무를 대고 고정시키면 주변 조직이 더 악화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확보 없이 백번을 무사히 다닌 암릉 길도


한번의 실수는 생명을 잃는 것이 리지등반


2005년 9월 29일, 원효리지 상 염초봉에서 추락한 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하여 현장에 도착하니 사고자는 의식이 없고 맥박과 호흡이 없고 동공이 풀린 상태로 신속히 머리 출혈부위를 지혈하고 목 보호대와 척추부목을 대고 들것을 이용하여 헬기 후송 후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사망하였다.


사고자 최 모씨(남. 48세)는 암릉 경험이 10년 이상인 전문 리지꾼으로 일행인 초보자와 불광동 쪽에 있는 수리봉과 향로봉에서 리지등반을 몇 회 실시하고 더 재미있는 리지 구간을 한다고 원효리지를 선택, 염초봉 정상 전 삼각바위(일명 책바위)에서 먼저 가는 리지꾼이 정체되어 있자 점심식사도 하지 않아 급한 마음에 빨리 가기 위해 로프도 없이 확보를 하지 않고 우회하다가 발이 미끄러져 70미터 절벽으로 추락했다. 10분 일찍 가려다 30년 먼저 간 것이다. 똑같은 장소에서 올 해 3명이 사망하였다.


북한산국립공원은 2천만 수도권 시민이 이용하는 산으로 1일 평균 등산객이 12000명, 휴일 평균 40000명, 봄?가을철 휴일 13만 명, 연평균 774백만 명이 찾기 때문에 보통 산이기보다는 하나의 행락지 같다. 경찰구조대가 구조업무 뿐만 아니라 사법권이 있는 경찰관이 주변 암자 및 사찰 방범순찰 업무와 야영지주변 도난방지, 취객들의 시비로 인한 폭력 사고처리, 한해 25명 정도 사망사고 처리를 한다. 구조가 소방고유의 업무지만 소방이 할 수 있는 부분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찰이 상주하는 것이다.











더 이상 헬기소리는 그만


2005년 10월 한글날인 동시에 일요일로 등산객뿐만 아니라 암벽과 암릉에 인산인해를 이루어 등산로가 정체되어 백운대 정상 철계단은 사람이 밀려 산의 풍경이 아니다. 많은 등산객을 보면서 사고를 염려하고 있는데 무전에서 원효리지 초입부에서 ‘쿵’하는 소리와 함께 추락했다는 신고를 받고 백운산장에 들것을 가지고 뛰었다.


현장에 도착하니 사고자 원 모씨(49세)는 절벽 중간 나무에 걸쳐 더 이상의 추락은 면한 상태였다. 하강하여 확인하니 의식과 호흡, 맥박은 없고 전신골절상으로 신속하게 응급처치 후 헬기작업을 할 수 있는 장소로 이동시켰다. 사고자를 안전한 암릉능선 상으로 이동하는데 가파른 절벽으로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튼튼한 나무에 고정로프를 설치하고 대원 4명이 들것을 받치면서 40미터 내려와 헬기에 인계하여 고양시 화정동의 한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사망하였다.


사고 장소는 원효리지 상 초입 직벽 15미터 구간으로 확보지점이 전혀 없고, 홀드 및 스텐스는 양호하나 상단 마지막 지점이 흐르는 홀드로 기초적인 밸런스가 요구되는 지점에서 추락하면서 한번 튕기고 우측 골짜기로 떨어졌다. 초보자들은 우측 사선틈새 쪽으로 가나 경험 있는 리지꾼은 막 올라간다.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 확보만 했더라도 사망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리지 등반에서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자기 확보다. 


김창곤|1993년부터 암벽등반 시작. 한국산악회 암벽반 졸업. 1996년 3월 경찰 임관 후 청와대 제 101경비단 근무. 현 북한산 경찰구조대(대장) 근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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