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일어난 파업 4건 중 1건은 한국기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업이 일어난 부문은 주로 낮은 인건비에 기댄 노동집약 업종들로, 해당 분야 기업들의 탈(脫)베트남이 더욱 가속화 할지 주목된다.
6일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베트남에서 모두 67건의 파업이 일어났다. 전년 동기 대비 1건 줄어든 것으로, 건당 파업일수는 2~3일로, 대부분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불법 파업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82%) 파업이 외국기업 사업장에서 일어났으며, 한국과 대만 기업이 각각 1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이 10건, 일본이 4건을 기록했다. | 호찌민 시내 한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인 오토바이 무리에서 한 여성운전자가 안전헬멧을 고쳐 쓰고 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를 투자 건수별로 구분할 경우 대만이 압도적으로 높다. 각국의 투자 건수를 감안하면 한국보다 대만은 3배 가량, 중국은 2배 가량 파업이 많았다. 일본기업에서의 파업은 한국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지난 3월말 기준 베트남 투자 건수는 한국이 7,661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일본(4,96건), 싱가포르(2,210건), 대만(2,620건)이었고 중국은 2,299건으로 5위를 기록했다.
베트남 정부에 따르면 대부분의 파업은 낮은 임금 등 처우에 대한 불만에서 촉발됐다. 특히, 일부 기업들의 경우 급여 지연 지급, 사회보험료 납부의무 방기 등도 파업을 부추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부분의 파업은 롱안, 동나이, 빈성 등 남부 성에서 발생했으며, 파업 업종은 의류제작 부문 기업이 28%, 가죽, 신발 제작 19%, 플라스틱 및 목재 가공 분야 기업이 약 15%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경제(GDP)는 지난해 7.08% 성장,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을 기록했지만 성장 과실이 고르게 분배되지 않고 있다는 게 베트남 노동계 입장이다. 베트남노동총연맹이 지난해 150개 사업체에서 3,000명 이상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월급으로 간신히 생활한다’는 응답자가 26.5%에 달했다.
베트남 최저임금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올해 5.3% 인상된 데 이어 내년에는 5.5% 인상이 예고돼 있다. 앞서 2013년 17.5%, 2014년 14.9%, 2015년 14.8%, 2016년 12.4%, 2017년 7.3%, 올해 5.3% 등 지속 인상폭이 감소해오던 데서 상승 반등하는 것이다.
김흥수 호찌민 한인상공인연합회(코참) 회장은 “이미 진출한 경공업 기업들은 이미 큰 압박을 받고 있고 추가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는 베트남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만큼 탈(脫)베트남 기업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베트남은 지난 6월 유럽연합(EU)와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하면서 복수 노조를 허용, 향후 베트남 근로자들의 단체 협상권이 강화되는 등 한계 기업들의 경영 여건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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