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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선구자 마켓컬리, 대기업 자본에 ‘흔들’
다이애나정 | 2019.08.09 | 조회 610 | 추천 1 댓글 0

4년 전 국내 최초로 새벽배송을 시작한 유통 스타트업 마켓컬리가 위태롭다. 올해 들어 대형 유통기업들이 줄줄이 뛰어들며 격전지가 된 새벽배송 시장에서 일개 스타트업이 거대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에 대항해 버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기업들이 새벽배송 시장에 연이어 도전장을 내밀었다. 고객이 신선식품 등을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 집 앞까지 배송해주는 새벽배송 시장이 국내 유통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경쟁이 격화돼 선구자격인 마켓컬리의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스포츠서울

4년 전 국내 최초로 새벽배송을 시작한 유통 스타트업 마켓컬리가 위태롭다. 올해 들어 대형 유통기업들이 줄줄이 뛰어들며 격전지가 된 새벽배송 시장에서 일개 스타트업이 거대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에 대항해 버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공 | 마켓컬리


실제 신세계와 롯데, 현대는 새벽배송 전쟁에 진출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오는 9월에는 CJ ENM오쇼핑부문의 CJ몰도 가세할 계획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건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는 지난 2일 당일배송, 새벽배송에 이어 야간배송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롯데마트는 오후 8시에 주문해도 당일 밤 12시 이전에 상품을 배송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롯데수퍼 역시 야간배송을 적용해 오후 9시까지 주문하면 당일에 받아볼 수 있다. 

롯데는 상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롯데마트몰 배송차량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온라인쇼핑 전용 배송센터인 롯데프레시를 올해 하반기 추가로 4개 더 신설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역과 주요 광역시로 배송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새벽배송을 시작한 신세계 SSG(쓱)닷컴은 한달 뒤 배송 권역을 서울 내 10개 구에서 경기권까지 17개 구로 확대했다. 연말까지 점진적으로 배송 지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지 얼마 안됐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인기를 끌며 배송 물량이 늘자 조기 확대한 것이다. 

쓱닷컴은 자본을 투입해 공격적인 마케팅도 펼쳤다. 새벽배송 고객 전원에게 사은품을 제공하는가 하면 지난 5일부터는 일주일간 무료 배송쿠폰도 무제한으로 뿌렸다. 첫 구매고객에는 반값 쿠폰도 제공했다. 쓱닷컴의 현재 하루 배송 물량은 3000건에서 5000건으로 늘었다. 신세계 측은 올해 말까지 서울과 수도권 등 30여개 구 이상으로 배송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유통 맞수 롯데와 신세계가 배송 속도전에 나서며 마켓컬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마켓컬리는 2017년 125억원 가량의 매출 적자를 내더니 지난해에는 약 3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새벽배송의 특성 상 물류비와 인건비가 많이 들어 적자 폭을 줄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가 수백억원 가량 늘어 부담이 더욱 커졌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 대기업들이 새벽배송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서비스를 확대할수록 포장비와 인건비 등 지출 규모가 커져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전했다. 

또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유통 강자들 틈에서 마켓컬리의 시장 점유율 하락이 예상된다. 단순히 새벽배송만으로는 차별화가 안 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배송 단가를 줄일 수 있는 일반배송을 확대하거나 오프라인 매장 진출 등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마켓컬리 측은 “치열한 상황인 것은 맞지만 경쟁에 휘말리기 보단 고객 중심의 가치에 집중해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을 우선으로 하겠다”며 “한 품목당 많은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자사 기준을 통과한 제품만 엄선해 제공하는 것, 유통 과정 최소화, 입점 협력사를 위한 상품 직매입과 테스팅 상품 비용 직접 부담 등이 경쟁력의 핵심이다”고 밝혔다. 

유통 공룡들이 잠식하고 있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응 전략으로는 뭔가 좀 아쉽다. 야심차게 국내 최초로 시도한 아이디어가 거대 자본에 먹히지 않기 위해 더욱 더 차별화한 전략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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