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8대 항공사들이 최근 반일 감정에 따른 승객 감소로 당초 계획보다 총 64만3000석 규모의 일본편 좌석을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운항 중인 일본편의 탑승률도 60%가량에 그치고 있어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반토막이 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국내 항공사 국제선의 일본 비중이 높아 업계의 매출 타격 또한 커지게 됐다.
25일 경향신문이 집계한 결과 국내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 운항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방식으로 왕복 기준 최소 2만8000석에서 최대 15만6000석까지 공급 좌석을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3만석과 2만8000석을 줄였다. 저비용항공사(LCC) 중 에어부산이 15만6000석으로 가장 많은 좌석 공급을 줄였고 티웨이항공(11만8000석), 이스타항공(11만석)도 10만석 이상 줄였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8대 항공사 축소 좌석을 합치면 총 64만3000석에 달한다. 편도 기준으로는 32만석이 넘는 일본행 항공편이 아예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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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소 내지 운휴 기간은 8월12일부터 11월16일까지로 항공사별로 각각 다르며 주로 9~10월 2개월에 집중돼 있다. 특히 사업 등으로 불가피한 승객이 몰려 있는 인천~나리타(도쿄) 등이 아닌 한국 지방공항~일본 지방공항, 즉 ‘틈새’ 시장을 집중 공략해온 저비용항공사들의 승객 감소 폭이 커 운휴나 감편 규모가 상대적으로 커졌다.
이와 함께 정상 운항 중인 일본행 항공편의 탑승률도 뚝 떨어졌다. 대형 항공사 관계자는 “일본편 탑승률이 20%포인트 이상 줄었다”며 “추석연휴 등 대목이던 시즌의 예약률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통상 국내 항공사 탑승률은 평균 82%가량인데 최근 60% 안팎으로 추락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올 상반기 일본 여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늘어난 1122만명으로 이 중 국내 항공사 점유율은 91.3%에 달한다. 운휴나 감편, 탑승률 저하 등을 감안해 단순 계산하면, 국내 항공업계의 월평균 일본 여객수는 편도 기준 70만명에서 40만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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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일본이 한국 관광객으로부터 얻어 온 관광수익이 상당폭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항공업계의 매출 타격도 불가피하다. 국내 항공사의 국제선 여객 중 일본 비중이 전체의 3분의 1에 달한다. 이 때문에 항공사들은 대체 노선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일본 노선 축소로 확보된 항공기를 동남아시아와 호주 등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10월27일부터 인천~클라크(필리핀) 노선에 신규 취항하는 한편 인천~브리즈번(호주) 노선도 주 2회 늘려 총 주 7회를 운항한다.
그러나 주로 보잉737-800(189석) 기종을 쓰는 저비용항공사들은 최대 비행시간이 5~6시간 정도여서 장거리 노선 운영 자체가 불가능한 만큼 대형 항공사보다 만회가 쉽지 않다.
제주항공은 “동남아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에 신규 취항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에어서울은 “야간만 운항했던 다낭(베트남) 노선에 10월부터 아침 스케줄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한 소형 항공사 관계자는 “중국 추가 취항을 추진 중인데 중국도 (2개월 신규노선 제한 등) 이슈가 있어서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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