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샤오미가 올해를 한국 시장 공략의 해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필살기는 샤오미 특유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자랑하는 제품들을 대거 선보이는 것이다. 

샤오미는 지난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에코시스템 신제품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매니저는 이 자리에서 "한국어를 사전 탑재한 첫 샤오미 스마트 밴드인 '미밴드4' 출시를 계기로 올해 한국을 중점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간담회 이름에서 알 수 있듯 IT 관련 다양한 제품군을 쏟아내겠다는 전략이다. 
 

샤오미 미밴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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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7개 지역(서유럽, 동유럽, 중동, 아프리카, 독립국가연합, 동남아, 라틴아메리카)에 차례로 힘을 실어온 샤오미는 올해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지역 본격 공략에 나선다. 동아시아 담당자로 신규 선임된 스티븐 왕 총괄매니저는 이날 간담회에서 현지화, 서비스, 접근성, 가성비라는 무기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 뜻을 밝혔다. 그는 "한국어 지원 등 현지 맞춤형 제품을 출시하고 좋은 품질에 맞춰 높은 수준의 AS를 지원할 것"이라며 "샤오미의 순수익률이 5%를 넘지 않는 선에서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이어 그는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과 디자인을 보고 샤오미에 입문하지만 재구매를 위해서는 품질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중국산이라고 하면 품질이 좋지 않은 싸구려란 편견이 있지만 훌륭한 제품을 정직한 가격에 제공하는 게 샤오미의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 이날 새로 선보인 제품들은 경쟁사보다 가격 경쟁력 면에서 우월성을 갖추고 있었다. 지난해 6월 국내 출시된 스마트밴드 '미밴드3'의 후속작으로 새로 나온 '미밴드4'가 대표적이다. 미밴드4는 시리즈 처음으로 120×240 해상도의 풀컬러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또한 6축의 센서를 통해 정확한 활동 트래킹은 물론 새로운 수영 트래킹 기능도 제공하고, 배터리 성능 면에서는 한 번 충전할 경우 최대 20일 사용할 수 있어 최대 5~11일 사용 가능한 경쟁 제품군보다 오히려 낫다는 평도 나온다. 무엇보다 시리즈 최초로 한국어를 100% 지원하며 현지화를 마쳤다는 점에서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그럼에도 미밴드4는 경쟁 제품인 핏비트의 '인스파이어'(10만9000원) 및 삼성전자 '갤럭시 핏'(11만8800원)·'갤럭시 핏e'(4만9500원)보다 저렴한 3만1900원에 출시됐다. 어지간한 전자시계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샤오미는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을 통해 이날 예약판매를 시작했고 23일부터 정식 판매에 돌입했는데 출시되자마자 완판 행진을 달리며 뛰어난 시장성을 인정받았다. 

실제로 미밴드4는 20일부터 진행된 1차 사전 판매에서 4시간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되었고, 1차 예약보다 더욱 많은 양을 준비한 2차 사전 판매 물량도 마찬가지로 하루 만에 품절되었다. 샤오미 측은 "현재 많은 양의 미밴드4가 국내로 배송되고 있지만 한국 소비자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하여 생산량을 확대하는 등 추가 물량 확보에 나섰다"고 밝혔다. 

미밴드와 함께 소개된 제품들도 마찬가지로 가성비 측면에서 뛰어나다. 국내에 처음으로 출시하는 무선 이어폰 '에어닷츠(AirDots)' 청춘판은 케이스를 열면 자동으로 페어링이 되며 최대 10시간까지 연속 재생할 수 있는 기능 등을 갖추고도 3만9900원으로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15만9500원)보다 저렴하다. 항공기 수준의 알루미늄 마그네슘 합금 외장과 강화된 프레임을 사용한 금속 캐리어도 19만9000원에 출시가 되었다.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기업인 만큼 샤오미는 추후 한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은 제품들을 파악해서 단계적으로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제품 소개를 마친 스티븐 왕은 "샤오미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IoT 분야에 모두 전문성을 갖고 있다"며 "세계 최대 IoT 플랫폼으로 부상한 미홈 앱에는 1억7000만개의 기기들이 연결돼 다양한 지역에 공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2018년 3월 말 대비 70%가 증가한 수치로, 스마트 가전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는 목표에 다가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날 대표적인 제품으로 꼽히는 스마트폰을 두고는 한국 시장에서의 구체적인 계획은 언급되지 않았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으로 업계 4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아직 한국 시장에서는 큰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스티븐 왕은 "한국에 공식 출시한 프리미엄 미9을 통해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 대해 연구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이동통신사 중심으로 형성된 한국 시장을 공부하는 단계"라며 "한국에서 상용화된 5G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샤오미도 여러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샤오미는 29일 중국에서 이벤트를 개최하고 훙미 노트8 시리즈와 70인치 훙미 스마트TV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