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욱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의원이자 전 헤럴드 회장의 장녀인 홍모(18)양이 미국에서 마약을 밀반입하려다 공항에서 적발됐다. 검찰은 인천국제공항에서 홍양을 체포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기각했다. 구속영장 기각 후 인천구치소에서 나온 홍양은 구치소 입구에서 모자와 마스크를 눌러쓴 뒤 달려드는 취재진을 피해 도망치듯 황급히 차에 올랐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홍양은 지난 27일 오후 5시40분쯤 마약류인 대마와 LSD 등을 소지한 채 인천공항을 통과하려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세관 감사에서 적발됐다. 홍씨는 카트리지형 대마와 향정신성의약품인 LSD외에 일명 ‘슈퍼맨이 되는 각성제’로 불리는 애더럴 여러 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씨는 이 같은 마약류들을 자신의 여행용 가방과 옷 주머니에 나눠 감춰 들여오다가 공항 X-레이 검색을 통해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공항세관은 홍양이 밀반입하려 한 변종 대마의 양이 적지 않다고 판단해 사건을 곧바로 검찰에 넘겼다. 그는 당시 대한항공을 타고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을 출발해 이날 인천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는 지난달 2일 CJ그룹 이재현(59) 회장의 장남 이선호(29)씨가 마약을 밀반입하려다 인천공항경찰대에 적발됐지만 이례적으로 귀가시켜 비판을 받았던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다.
이진석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0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홍양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다. 초범으로 소년인 점 등도 고려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한편 홍양은 1남2녀 중 장녀로 올해 미국 하버드대학교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며 “제 아이도 자신의 그릇된 판단과 행동이 얼마나 큰 물의를 일으켰는지 절감하며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전 의원은 “못난 아버지로서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제게 보내시는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며 “무거운 책임감으로 제 아이가 다시는 이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철저히 꾸짖고 가르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