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lesse oblige(노블레스 오블리주)는 프랑스어로 '고귀한 신분(귀족)'이라는 노블레스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주가 합해진 것이다. 1808년 프랑스 정치가 가스통 피에르 마르크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한다. 당시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의 등장 등 어수선한 사회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어 사전 『르 프티 로베르(Le Petit Robert)』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해 "귀족 계급이란 자신의 이름에 명예가 되는 의무를 (스스로) 만들어낸다(La noblesse cree le devoir de faire honneur a son nom)"라고 풀이했다. 민중서림의 『불한사전』은 "양반은 양반답게 처신해야 한다"(격언)고 풀었고, 『뉴에이스 영한사전』은 "높은 신분에 따르는 정신적 의무"라고 설명하고 있다.
noblesse oblige라는 표현의 원조를 굳이 찾자면, B.C. 8세기경 그리스 시인인 호메로스(Homeros)의 『일리아드(Iliad)』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 때론 비아냥대는 표현으로 쓰기도 하지만, 서양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발달되어 있다.
로마가 한니발의 카르타고와 16년간 제2차 포에니 전쟁을 치렀을 때, 최고 지도자인 콘술(집정관)만 13명이 전사했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로마제국 2,000년 역사를 지탱해준 힘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철학"이라고 했다. 560여 년 전통의 영국 최고의 사학명문 '이튼(Eton) 칼리지'의 교내 교회 건물에는 전사한 졸업생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제1차 세계대전 1,157명, 제2차 세계대전 748명이다. noblesse oblige 미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도 만만치 않다. 6 · 25전쟁 당시 미국 참전용사들 중 142명이 미군 장성들의 아들이었다. 심지어 핀란드에는 소득 수준에 따라 벌금을 내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법(法)'이 있다. 그래서 핀란드의 닷컴 백만장자인 야코 리촐라(Jaakko Rytsölä)는 자동차로 시속 40킬로미터의 제한 구간을 약 70킬로미터로 달렸다가 50만 마르카(약8,700만 원)의 벌금을 냈다.
반면 한국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2008년 『전북일보』는 "요즘 이명박 정부의 각료 인선을 둘러싸고 여론이 분분하다. 대부분 부동산 투기, 불법증여 및 탈세, 병역면제, 이중국적, 논문표절, 과거 전력 등 의혹도 가지가지다. 벌써 15명의 장관 내정자 중 3명이 사퇴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나라 지도층의 도덕성이 이렇게 추락했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이들을 보면서 '노블레스 말라드(Noblesse Malade)', 즉 병들고 부패한 귀족이라는 비아냥이 딱 맞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지도층이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Much is given, much is required(많은 것을 받는 사람은 많은 책무가 요구된다)." 미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 1917~1963)가 1961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한 말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잘 표현해준 말로, 원전은 신약성서 「누가복음」 12장 48절이다.
"But the one who does not know and does things deserving punishment will be beaten with few blows. From everyone who has been given much, much will be demanded; and from the one who has been entrusted with much, much more will be asked(알지 못하고 맞을 일을 행한 종은 적게 맞으리라. 무릇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요구할 것이요 많은 맡은 자에게는 많이 달라 할 것이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