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때면 참 지겹게 길다 싶다가도
금세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와 낙엽 지는 걸 보면
계절이란 게 정말 잠깐입니다.
내 시절도 그렇지요.
여기까지 참 오래 힘겹게 왔는데도
돌아보면 주마등 스치듯, 그게 또 잠깐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잠깐입니다.
오직 아주 짧은 잠깐과
지금 긴 잠깐이 있을 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
슬프고 괴로우면 조금 긴 잠깐입니다.
즐겁고 행복하면 아주 짧은 잠깐입니다.
잠깐은 견디고, 잠깐은 누려야겠지요.
모든 잠깐이 우리 삶의 조각이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