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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육아 | |||||||||||
평생 아빠란 말.. 듣지 못할까요? 빚 | 2012.01.28 | 조회 13,511 | 추천 11 댓글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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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싸움의 원인은 2년전, 결혼 4년차 알 수 없는 이유로 느닷없이 아이를 안 낳겠다고 선언한 아내와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저 사이에 문제입니다.
전 아이를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중학교 1학년 시절 같이 살던 큰 형부부 사이에서 첫째 조카가 태어났을 때 아침에 눈 뜨자마자 조카보러 달려가 얼굴보고 하루를 시작했고, 기저귀도 갈아주고, 목욕도 시키고, 형수님이 시장가면 혼자서 조카를 보기도 했습니다
정말이지 아이가 너무 예쁘고 내 아들, 딸을 낳아서 이쁘게 키우면서 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죠.
2년째 이어지고 있는 싸움에 이제 '이혼"이라는 것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제 성격은 우유부단하고 자상한 편이지만 아내와 다툴 경우에는 잠을 안 자고서라도 무조건 해결해야 하는 스타일입니다.
아내는 무뚝뚝하고 혼자만의 생각이 강한 편이며 다투다 언성이 높아지면 입을 닫아버립니다.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몇 시간이고..그냥 자버립니다.
결국 저 혼자 열받고 소리지르고 난리 피우다 끝나면 다음날 제가 사과하는 일이 반복되었지만 아내가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얘기를 하기 전까지는 2~3달에 한번정도 싸우는 것 이외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아내는 제 모습에 상처를 받는다고 했지만 크게 문제될 만큼은 아니었다고 전 생각했었는데 아내에게는 제 생각보다 깊은 상처가 되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다툼이 있는 날이외에는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저 나름 가정에 충실해서 회사 여직원들 사이에서 본인들 신랑감으로 저같으면 좋겠다는 말을 자주 들었으니까요. 제 주변분들 대부분은 다들 그렇게 말씀해주셨으니까요 좋은 남편감이고, 좋은 사윗감이라고 ... 그래서 전 더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아내의 갑작스런 선언에 결혼 이후 4년이나 아이를 기다렸던 제가 심한 충격을 받은 나머지 방황을 하고 심각한 다툼이 시작된 거죠.
처음엔 결혼 후 2~3년 후에 아이를 낳자는 아내의 얘기에 저도 동의했고, 그래서 피임약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걸 알고 피임약을 먹겠다는 아내를 말리고 제가 직접 피임을 했습니다.
단 한번도 아이를 안 낳겠다는 얘기를 진지하게 해 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몇 년 뒤에 낳을 생각이었으니까요..
그래서일까요? 아내의 선언은 정말이지 너무 황당하고 충격이었습니다.
그 이후 아내와 아무리 대화하려해도 아내의 생각은 단 한치의 변화도 없이 어느 정도 이야기가 진행되면 입을 닫아버렸고, 그럴 때마다 저는 분노가 폭발하면서 폭언과 욕설을 했고 물건을 집어던지게 되었습니다.
제 평생 이렇게 화를 내본 적이 없었는데 정말 분노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라고 스스로 느낄만큼 감정을 추스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2년여를 지내다보니 이제는 길을 걷다가도 나도 모르게 욕설이 튀어나오고 혼자서 아내를 욕하고 있습니다.
아내와 대화를 시도하다보면 결국 큰 소리가 나고 폭언, 욕설, 기물파손이 반복됩니다. 그런데 더 무서운 건 그런 감정과 행동에 제가 무뎌져 가고 있다는 것이죠.
진심으로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같이 상담받자, 책도 읽고 동영상도 보면서 이렇게 저렇게 해보자.. 해봤지만 아내는 그런 것들조차 거부했습니다. 왜 남에게 우리 얘기를 해야 하냐, 바쁘고 시간없다는 것이 이유의 전부였습니다. 이미 아내의 마음은 떠나있었던 걸까요?
책, 동영상 등 잠시 보긴 했지만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대화를 해야하는데..
아내는 저의 흥분한 모습에 이미 질려버렸고 저 역시 아내의 이기적이고 무시하는 태도(제 생각에)에 완전히 질려버렸습니다.
내 평생 절대로 입밖으로 내지 않겠다 다짐했던 "이혼"이란 말을 이제는 일상적인 말처럼 쓰고 있고, 아내에게 폭언, 욕설 등을 하는 제 모습을 보면 제가 한심하고 능력없는 남자가 되어 버립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부부의 중요한 문제를 혼자서 결론내리고 저에게 통보해버리는 아내의 태도를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왜 내가 이런 상황에 놓여야 하는지 납득이 되질 않았습니다. 더욱 화가 나는건 아내는 처음부터 제게 미안해하지도 않았다는 것입니다.
저에게 미안하다. 내 생각이 이러이러하다 라고 조근조근 얘기하고 저를 설득하려고 했다면 저 역시 이 정도까지 분노를 느끼진 않았을 겁니다.
그래도 전 싸움 초기에 세상에 있지도 않은 아이때문에 아내를 포기할 수없어..아이없이 살겠다. 근데 난 아이없이 사는 걸 생각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으니 앞으로 어떻게 살지 진지하게 생각해서 얘기해보자고 제안을 했었는데 후....아내는 그냥 이대로 살면된다고만 얘기하더군요.
너무나 무성의하고 배려하지 않는 아내의 태도에 회사도 못 가고 몇 일 동안 고민한 제 모습이 너무나도 한심하게 느껴지면서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생각이 굳어졌습니다.
솔직히 전 아직도 왜 아내가 아이를 안 낳겠다고 하는지 그 이유를 명확하게 듣지 못 했습니다. 아내가 말하긴 했죠. 그냥 싫다라고...아이로 인해 자신의 인생에 걸림돌이 생기는게 싫다고 ..
그럼 왜 저랑 결혼했을까요? 내가 얼마나 아이를 이뻐하는지 뻔히 아는 사람이... 결혼 전 매번 아이 둘 낳고 싶다고 하는 저에게 ... 둘은 부담스럽고 하나만 낳자고 하던 사람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하고 얼마전에 다시 이유를 물었더니 이제는 나이가 너무 많이 들었고, 일을 할 타이밍이기 때문에 안 낳겠다는 겁니다.
여전히 그 어디에도 우리 부부, 저에 대한 생각은 없었습니다. 너무나 억울하고 분하고 미칠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이제 제가 이상합니다.
아내에게 미칠 듯이 분노를 폭발 시키고 나면 또 이상할 정도로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을 하다가 또 어느 순간 죽을만큼 우울해집니다. 지나가는 아이보고 웃다가 갑자기 눈물이 핑 돕니다. 술만 마시면 진상이 되고 잠을 자기 싫습니다.
두렵고 답답합니다. 어찌 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이대로 아빠란 소리 한번 듣지 못하고 제 삶이 끝나버릴까 무섭습니다.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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