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행복 호르몬의 평균 분비량을 차곡차곡 쌓아 장기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러나 성질 급한 한국 사람에겐 지금 바로 효과가 오는 충전 전략도 필요하다. 단기적인 방법이라고 해서 효과가 약하다고 얕보지 마라. 규칙적으로 계속한다면 이것들도 충분히 장기적인 전략이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 남의 불행은 꿀맛 솔직히 말해볼까? 타인의 불행을 보는 순간 우리 뇌의 ‘기쁨’을 관장하는 부위가 활성화된다. 특히 나보다 우월해서 질투심을 일으키는 상대의 불행이라면 금상첨화. ‘그것 참 고소하다’는 기분은 맛있는 식사를 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가 자극된다. 일본 속담처럼 그야말로 ‘뇌가 꿀을 먹은 듯한 상태’가 된다. 질투의 수위가 높을수록 그 상대의 실패와 불행에 따른 기쁨도 더 커진다. 그러나 이 즐거움은 계속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억지 웃음 딱히 즐겁지도 않고 좋은 일도 없는 바로 지금! 억지로라도 미소를 지어보자. 거울을 보면서 하면 효과가 더욱 좋다. 표정을 짓고, 그 표정을 보면 우리 뇌는 미소 짓고 있다는 정보를 받고 잠깐 혼란스러워한다. ‘이상한데? 난 기분 좋아지라고 한 적이 없는데?’ 그러나 우리 뇌는 방금 들어온 정보를 무시할 수 없다. 좀 늦더라도 적합한 행복 호르몬을 바로 분비하라고 명령한다. 이것이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안면 피드백 효과다.
키스 미 달링 키스 미 투나잇 심장을 뛰게 하는 아드레날린, 쾌감을 주는 엔도르핀, 행복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 짜릿한 느낌을 주는 도파민, 신뢰감을 형성하는 옥시토신 모두 분비된다. 행복 호르몬이 흘러넘치니 졸음 가득했던 뇌도 정신이 번쩍 들기 마련. 또 모든 종류의 박테리아에 대항하는 화학물질이 만들어져 병에 걸릴 확률이 급격히 낮아지고, 스트레스 받을 때 나오는 코르티솔의 분비량도 급격히 낮춰준다. 박 터지게 싸우고서 나는 아직 분이 안 풀렸는데 슬금슬금 침대로 기어 들어오는 남편의 행동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화가 났을 때 키스를 하면 분노지수가 떨어진다. 과학자들은 ‘쪽’ 소리 나는 뽀뽀보다는 ‘제대로’ 하는 딥 키스를 권한다.
부부싸움 후엔 ‘백 허그’ 포옹도 키스와 마찬가지로 옥시토신의 분비가 치솟는다. ‘허그 테라피’의 핵심은 그냥 꾸준히 주기적으로 포옹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키스한 지 천 년 만 년 된 것 같은데 갑자기 달려드는 것은 조금 민망한 일이다. 그러나 포옹은 할 수 있지 않나. 유대관계를 돈독하게 해주는 옥시토신이 분비되면서 화가 풀리고 마음이 녹아든다. 이혼 직전의 부부들이 출연하는 케이블 TV 프로그램 <미워도 다시 한 번>에서 부부들에게 댄스스포츠를 시키는 이유가 있다. 어떻게 싫은 사람과 손잡고 들숨날숨 다 느낄 정도로 부둥켜안고 춤을 추겠나 하겠지만, 그렇게 하다 보면 감정에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어떤 이들은 눈물을 쏟을 정도로 효과가 있다.
<b>추억 회상 ‘내가 왕년에 말이야~’처럼 듣는 사람이 귀 막고 싶어지는 허풍이나 자기 자랑이 아니다. 남편과의 즐거웠던 연애, 아이의 첫 장기자랑 등 즐거웠던 일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행복 호르몬은 벌써 발동을 건다.
아이 간질이기 사진 찍을 때 아이를 웃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옆에서 옆구리를 찌르고 간질이는 것이다. 아이들은 간질임을 당하면 어른의 시각에선 ‘오버’로 보일 정도로 굉장히 좋아한다. 이때 간질이는 부모 역시 아이와의 깊은 유대감을 느끼고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즉, 아이와 부모 모두 행복 호르몬이 작동한다. (참고로, 어느 날 아이가 ‘아, 하지 마~’ ‘그만하라니까’ 하며 짜증을 내는 날이 올 것이다. 당신의 아이가 다 컸다는 증거다. 그러니 그날이 올 때까지 열심히 간질이자. )
웃는 얼굴 보기 표정은 다른 사람의 감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녹화할 때 꼭 방청객들이 웃는 모습을 촬영한 다음 공연 내용과 자연스럽게 섞어서 편집해 방송 분량을 완성한다. 웃음을 보는 사람의 뇌는 자기 자신이 실제로 웃을 때와 똑같이 반응한다. 또 상대방의 웃음을 보면 경계심이 없어지고 서로 유대감이 생기면서 그에 관여하는 옥시토신이 분비된다.
등을 뒤로 젖히는 요가 동작 요가에는 여러 동작이 있는데 크게 서 있는 자세, 앞으로 구부리는 자세, 등과 어깨를 젖히는 자세로 분류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등을 뒤로 젖히는 동작들은 하는 순간 기분이 매우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시간이 없거나 정적인 운동을 하기 어려운 성격이라면 몇 동작만 짧게 해도 행복 호르몬이 작동한다.
따뜻한 물건 손이 차가운 사람은 가슴이 따뜻하다는 말이 있지만, 실제로는 손이 따뜻한 사람이 마음도 따뜻하며 행복지수도 높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예일 대학교에서 실시한 재미있는 커피 컵 테스트가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커피 컵을 들고 있던 사람이 테스트를 받으러 올라가는 학생에게 컵을 잠깐 들어달라고 부탁한 뒤 나중에 학생들에게 자신에게 부탁한 사람의 인상을 묻자, 아이스커피를 들었던 학생들보다 따뜻한 커피를 들었던 학생들이 ‘너그럽고 친절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답한 경우가 훨씬 많았다. 또 치료용 패드 테스트에 참가하고 아이스크림 쿠폰을 받은 학생들 중 핫 패드를 붙인 학생은 친구에게 쿠폰을 선물한 경우가 많았고, 쿨 패드를 붙인 학생은 자신이 가진 경우가 많았다. 나 자신에게 이타심이 생기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면 결국 행복감은 지금보다 훨씬 높아지게 된다. 그러니 온기를 느껴라.
밥과 아이스크림 기분이 좋을 때는 혈중 세로토닌 농도가 높아져 포만감을 금방 느낀다. 반대로 허기를 느낄 땐 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진다. 배고픔이 동반된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밥때를 지켜라. 또 아이스크림을 큰 숟가락으로 몇 번 떠먹어도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돈을 받을 때처럼 뇌의 쾌락중추가 활성화된다. 그러나 아이스크림통을 한 번 따면 숟가락이 멈춰지지 않는다. 최대한 작은 아이스크림을 고르자.
돈 만지기 사람들은 돈을 셀 때 감정이 고조되고 면역체계가 활발하게 활동해 행복을 느낀다. 1백 달러짜리 묶음을 센 사람들이 일반 종이뭉치를 센 사람들에 비해 감정이 고조되고 낙천적인 반응을 나타낸다. 돈을 만지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숫자’에 대한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 심지어 지폐든 동전이든, 그리고 남의 돈이든 내 돈이든 상관없다.
으라차차! 우렁찬 기합 선수들이 ‘파이팅!’ 같은 기합을 내지르는 건 실제로 운동 능력이 높아지고 정말로 힘이 더 나기 때문이다. 기합을 넣는 시점부터 도파민과 엔도르핀의 분비량이 높아지고 운동 뉴런 역시 흥분해 뇌의 신호가 더 빨리 근육에 전달된다. 다른 사람이 내게 기합을 넣어주거나 응원해줄 때도 효과는 같다. ‘나는 할 수 있다!’는 자기 암시는 내 방에서 혼자 해도 민망하다. 그러나 이 유치한 행동이 분명 행복 호르몬을 자극한다. 그러니 외쳐보자. 아자, 아자,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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