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업종에서도 울고 웃고…코로나가 가른 주가 희비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비행기 대신 자전거, 외식 대신 집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개별 종목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는 같은 업종 내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는지 여부에 따라서도 주가 방향이 갈리는 모양새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연초 이후 롯데쇼핑(023530)의 주가는 35.28% 내렸다. 반면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 카페24(042000)의 주가는 24.61% 올랐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쇼핑 대신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같은 쇼핑 관련 업체지만, 코로나19에 영향을 얼마나 받느냐에 따라 주가가 극적으로 갈리고 있는 것이다.
같은 업종 안에서 주가의 희비가 갈리는 건 비단 쇼핑 뿐만이 아니다. 이동·운송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003490)의 주가는 28.95% 내렸다. 코로나19로 각국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비행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반면 삼천리자전거(024950)는 같은 기간 74.72% 올랐다. 코로나19로 인해 밀폐된 실내에서 운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전거라도 타면서 운동을 즐기려고 했던 탓이다.
음식료 업종에서도 마찬가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식점포와 휴게소 등을 운영하는 SPC삼립(005610)의 경우 연초 이후 주가가 17.32%나 내렸지만, 라면과 간편식 등을 주로 제조하는 농심(004370)의 경우 ‘집콕족’들의 수혜를 받아 34.51%나 올랐다.
(그래픽=이데일리 김다은)
미디어 업종 중에서도 CJ CGV(079160)는 코로나19에 영화관 같은 밀집 장소를 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31.26% 내렸지만, OTT(Over the top) 등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용 콘텐츠를 만드는 스튜디오드래곤(253450)의 주가는 3.46%밖에 하락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게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파라다이스(034230)는 카지노가 코로나19로 휴장하면서 23.8% 내린 반면, 엔씨소프트(036570)의 게임은 집에서도 즐길 수 있어 48.06%나 급등했다.
원래 비슷한 업종의 종목들은 주가 흐름도 비슷하게 가는 경우가 많다. 같은 사업을 영위하다 보니 실적이 좋을 땐 같이 좋고, 안 좋을 땐 같이 안 좋은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엔 철저한 종목장세로 가면서 업종 내 상관관계조차 깨진 것이다.
증권가에선 이러한 움직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2분기 실적시즌을 거치면서 더 확실하게 실적이 오르는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종목장세가 더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실적이 급격히 하향하며 바텀업 실적 개선주에 대한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여기에 글로벌 저금리 환경까지 지속되며 성장주에 대한 유행이 이뤄져 역발상보다는 모멘텀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처:https://dailyfeed.kr/8270554/159053258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