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무당벌레 한 마리가 손바닥 위에서 괘를 살피고 있다 등짝을 잔뜩 웅크린 채 더듬이를 세워 찬찬히 손금을 살피고 있다 놈은 이미 천도(天道)을 알고 있다는 듯 내 손바닥을 읽어가며 제 발바닥으로 내 운명을 점치고 있다 지금 놈에겐 점괘가 나와 있을 터 우주 빅뱅의 비밀을 알려주려는 건지 하늘과 땅 사이에 가로막힌 길을 찾아주려는 건지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 손바닥 끝이 곧 지구의 끝이라는 것일까 지구의 무게를 떨쳐버리고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곧 화려한 굿판이 벌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