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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저는 계약직입니다
육춘기 | 2011.03.08 | 조회 3,913 | 추천 3 댓글 0


아직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주변 친구들도 슬슬 결혼을 하거나,

구체적인 계획을 잡기 시작하더라구요.

또 주변에서도 결혼안하냐는 질문을 해오시고..

저도 그전보단 진지하게 결혼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이런 저런 연애를 거치고 26살 가을에 한 남자사람을 소개받게 되었습니다.

근데 왜 촉이 있잖아요.

먼가 잘 될 것 같은...

만나기 전부터 그랬던 것같아요.

 

그때 소개팅이 2주간격으로 하나씩 들어와서

둘다 만나보고 결정해야지 했는데,

이 남자를 만나보기도 전에 전소개팅남과는 정리를 하게 되었어요.

전화연락뿐. 그에 관한 정보라고는 이름과 나이뿐이었지만,

뭔가 이 사람이 더 잘 맞을 것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소개팅 당일.

저는 마른 남자는 별로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장히 마른 남자가 나왔더라구요.

그런데도 싫지가 않았어요.


순박해보이는 미소를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예전같으면 싫다 했었을 것같은 사람인데(제 생각에도 제 지인들 생각에도)

이상하게 즐겁고 좋았어요.

그렇게 순조롭게 연애가 시작되었습니다.

 

성품이 착하고 바르게 보였던 이 남자와 사귀던 중.

저는 이직을 위해 퇴사를 하고 공부를 시작했어요.

백조로 지내는 동안 남자친구는 저에게 밥도 사주고 선물도 사주고 합니다.

물론 저도 일을 하던 사람이니 밥도 사고 선물도 했지만

아무래도 저는 백조이니 남자친구가 더 많이 쓰게 되었고,

저도 그 사람에게 미안하고 고마웠지만,

제가 쓰는 날이면 이 사람도 고마워해주고 그랬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싸우는 일이 생기기도 했지만,

화내다가도 미안하다 하더라구요.

뭐 다른 커플싸움이 대개가 그렇듯,

미안하다 해도 고쳐지는 건 없었지만

다행히도 싸움이 커지거나 바닥을 보는 일은 없었고,


헤어지는 일 없이 잘 만았어요.

이 정도면 잘맞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7~8개월 정도가 지나고

이대로 만난다면 난 결혼할 나이가 되고 그럼 이 사람과 결혼하게 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남자친구의 나이는 저보다 3살이 많았었어요.

결혼이 제법 현실로 다가오는 듯 했습니다.

 

이 남자는 그전 속썩였던 남자들과는 달리 착하고 순한 남자였(다고 저는 생각했)어요.

가끔 다투기도 했지만 저는 이 남자가 좋았고,

운이 좋게도 그는 대기업을 다니는 사람이었죠.

 

그런데 남자사람은 저에게 결혼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도 그랬구요.

결혼한 누군가의 이야기를 하면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 한적은 있지만

"우리"의 미래를 이야기 하진 않았어요.



남자들은 어련히 결혼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자가 먼저 결혼얘기 꺼내면 정떨어진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오빠가 먼저 꺼내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연애가 길어지니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결혼은 언제하는 거냐는 둥..

우리끼리는 나눠본 적도 없는 내용을 물어오기도 하더라구요.

그가 아무말도 하지 않는 이 상황을 알고 물어온 건 아니였겠지만,

기분이 참 싸늘해졌어요.

그때마다 저는 할 말이 없어 글쎄? 머 잘 모르겠네.”

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만나던 어느 순간..

이 남자사람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화가 나거나 삐지면.

냅둬야 풀리는 성격이라 그동안엔 냅둬주는 그와 큰 위기는 없었는데,

문득, 사랑하지 않아서, 그러거나 말거나 내버려 뒀던게 아닐까.

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런 생각에.. 제가 남자친구에게 진심에 대해 묻거나 섭섭해하면

나는 원래 좋아한다고 표현같은 건 잘 못해.”라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그런 대답이 마음에 차지 않았지만 더 이상 화낼 수도 없었어요.

마음에 차지 않다는 느낌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던 어느날.

저는 우연히 남자친구의 과거 연애사를 알게 되었고

제가 아는 모습, 저를 대하는 모습이 아닌,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사랑했음을 알았습니다.

 

하나하나 따지고 말하자면 입아플 만큼

저에게 하는 것과는 반대로 애정표현도 잘하고 그 여자 없으면 죽을것 같았더라구요.

 

과거에 그런 연애를 했다는 사실에 가 난 게 아니라,

저는 그 사랑을 받지 못함화가 나고 슬펐습니다.



제가 만약 남자친구에게 충분히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면
,

그 때는 그 여자를 많이 사랑했구나.

하지만 지금 이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은 나니까.’

라고 생각하며 넘어갔겠지만,

저는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받은 것 같아 너무 슬펐어요.

 

표현을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니까요.

 

그 동안 나와의 연애에서 큰 트러블이 없었던 건,

날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저 순한 성품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어요.

..

제가 아닌 누구여도 이 정도로는 지냈을 사람.

 

너무 슬프고 괴로웠고,


그 사람과 함께 하기 힘들어 그에게 이별을 고했습니다.

(제가 알게 된 것들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그는 그제서야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 하더라구요.

제가 좋지만 결혼을 생각하면 자신이 없었다구요....

처음으로 나온 우리의 미래이야기 였어요.

그는 결혼해서 먹고 살 것이 걱정이라 했어요.

저나 그 친구 집이나 어려운 것도 아닌데,

머가 그렇게 걱정이냐고 했더니,

지금은 혼자 벌어 혼자 쓰니 큰 어려움을 모르는 거지만,

결혼을 하게 되면 달라질 거라고 하더라구요.

 

. 제 직장이 문제인 것이었습니다.







계약직
.

결혼 후 제가 경제활동을 제대로 못하면 서울에서 살기 힘들다는 것이었어요.

 

저는 여자가 결혼을 하더라도, 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나름 공부도 하면서 노력하고 있었는데...

그게 마음대로 당장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는 이런 제 마음을 몰랐던 걸까요..?

아니 알았다고 해도 지금 저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까요.

 

어쨌든 남자친구는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그래도 같이 열심히 살아보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며 많은 고민을 해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었고 그런 고민을 안고 절 만나다보니,

자신도 자꾸 압박같은 것이 느껴졌었대요.

그것이 저에게 전해진 것 같다 했습니다.

 

왜 지금껏 말하지 않았냐고 하는 저의 말에,

남자로서 그런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그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어요.

현실이니까요. 살아가는데 돈이 필요하고 없으면 불편하니까요.

누구나 나보다 나은사람, 비슷한 사람을 만나,

여유있고 행복한 삶을 꿈꾸는데 그라고 다르지 않을 순 없으니까요.

이해는 하지만 저에게는 상처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헤어지려 했지만, 제 마음이 제 생각보다 너무 컸었는지..

그런 이야기를 듣고도 그 남자를 잡고 말았어요.

1년넘게 사귀면서 쌓아왔던 추억들을 그렇게 한순간에 정리하는 것이

저에게는 처음있는 일이었거든요.

함께 여행을 다녔고, 같이 했던 추억과 기억들은

생각처럼 그렇게 쉽게 정리되는 것이 아니었거든요...  

 

지금.. 다시 만나고 있지만 그는 여전합니다.

 

그런데 다시 만나 시간이 좀 지나고 그를 지켜보니,

우리가 틀어진 이유현실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얼마전 깨닫게 되었어요.

 

그는 제가 직업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해서 결혼이 고민되었다고 했는데,

만약 나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좋아하는데 정말 그것이 고민이었다면,

그는 저에게

"나는 결혼을 해도 안정적인 맞벌이였으면 좋겠다.

너도 좀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 할 수 있겠냐?”

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를 했어야 하는 게 아니였나 생각해요.

 

단순히

"넌 안정적이지 못해 결혼하는 것이 고민이되고,

그것때문에 부담이 느껴져서 애정표현이 안나온다."

그저 핑계이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사람에게는 계약직만이 문제가 아니라.

또 다른 어떤 것도 고민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 그래서 이젠 끝내려고 해요. 마음처럼 쉽지 않겠지만요..

그런데 있죠...

다른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도 그러면 어쩌죠?

 

이젠 누굴만나도 저의 직업상태를 이야기하기가 부담스러워요.

제가 다니는 회사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대기업인데..

거길 다니는 줄로만 알았는데나중에 계약직이라고 하면

또 이런 얘기를 듣게 될까봐 신경이 많이 쓰여요..



그것이 핑계이든
, 정말 중요한 조건이든,

제가 계약직인 것이 또 문제가 되면,

마음이 많이 아플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저는 계약직입니다.” 하고 말하고 만나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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