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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수 | 2012.02.07 | 조회 6,039 | 추천 12 댓글 0


저는 21살 때 같은 과 후배로 들어온 동갑남자한테 반해서

제가 먼저 고백해서 사귀었어요.

그렇게 시작한 게 벌써 9년째 입니다.

제 빛나던 청춘을 그 아이와 함께 한거죠.

이하 그 아이를 청춘남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청춘남은.. 성실한 아이는 아니였어요.

그 아이를 처음 알게 된 대학교 1학년 1학기때.

잔다고 학교를 안나오더라고요.

그리고 곧 군대를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는 1학년 1학기에 장렬히 학사경고를 먹고 입대를 했어요.

 

군대 기다리기 미션도 완수했어요.

2달도 채 못사귀고 2년을 기다렸답니다..

 

전 군대에서 그 아이가 좀 변해서 나올 줄 알았는데,

복학과 동시에 연속으로 학사경고 2학기..

결국엔 제적을 당하고 말았지요.

 

고등학교땐 학생회장도 했었다는데..

사춘기를 늦게 겪는 것인지 어쩌는지... 그렇게 힘들어 하더라고요..



고등학교를 벗어나서 적응하느라 힘든가보다
.

군대다녀와서 학교에 적응하느라 힘든가보다..



흔히 겪는 자아정체성확립을 위한 방황인줄 알았었어요
...

 

 

아, 근데 그게 9년째에요... ㅠㅠ

9년째 방황만 하고 있어요... ㅠㅠ

이런 불성실한 태도는 사실 연애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자느라 약속 펑크는 예사구요..

한달을 갑자기 집에도 안알리고 잠수타서,

실종신고를 해야하나 고민했던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오랜 세월을 만날 수 있었던 건..

딱 그런 [불성실함]만 빼면 절 많이 위해주고,

저밖에 모르고 또 절 많이 예뻐해준다는 거죠...

제가 몇 년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때도 늘 옆에서 힘이 돼주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시험에 합격하고, 과년에 접어들면서 시작되었어요.

현실적으로 결혼은 안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헤어지자 했습니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뒷바라지해 줬더니 뒤통수친 나쁜 여자인 걸까요? 

 

저는 신분상승이나 좋은 조건을 따지는 건 아니에요..

근데 적어도 인생을 함께 해 나가려면 생활적인 면이라든가,

내 아이 아빠라면?” 정도의 물음에,

신뢰를 표할 수 있는 사람과 결혼이라는 것은 해야 한다.

라는 걸 깨닫게 된 것 같아요..

정말 청춘남이 아주 기본(성적불문 학교졸업, 회사불문 취업노력)정도만 해줬더라면,

제 성격상 그렇게 헤어지자고는 안했을텐데...

 

근데 이게 참 곤란스러운 게....

 

 

 

이별은 대체 어떻게 하는 건지를 모르겠어요...

ㅜㅜ

전 청춘남과 함께 성장한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또 하나의 나인 것 같고 가족같습니다.

제 삶에서 청춘남이 없어진다는 것이 상상이 잘 되지 않아요.

 

연락을 안한지 몇달이 지났어도, 뭐랄까..

그냥 잠시 어딜가서 연락을 못하는거지, 근본적으로 제 삶에서 삭제가 안돼요..

정신적으로 분리가 안됩니다. 독립이 안되고 있다구요.

 

그래서 그런지, 한달에 한번씩은 저든 청춘남이든 문자나 연락을 하게 되고,

서로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과 안부를 물어봐요.

대화를 합니다. ㅜㅜ

 

여기에 진짜 문제가 있어요.

저는 청춘남에게 이별을 선언하고,

그와의 이별 후 몇달동안 소개팅도 많이 했고,

결론적으론 좋은 남자친구가 생겼지 말입니다...

욕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남자친구를 사랑합니다.

 

근데요, 그게, 청춘남하고는 다른 개념이에요.

청춘남하고 있을 때는 음....

프로이드가 말한 [이드]가 나오는 느낌이고,

지금 남친한테는 그저 일상의 [에고]가 나온다고 하면 표현이 될런지요..


남친과 나쁘지 않아요. 좋아요. ㅠㅠ




남친을 사랑하면서도 그래서인지 뭔가 공허해요.

청춘남을 사랑할 때처럼 그렇게 온전히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묻는다면 자신있게 답할 수 없어요.

 

사실 조건으로 따지면 지금 남자친구는 더 안좋아

그래도 이 사람은 열심이니까 믿는거.

청춘남고졸에 백수여서 헤어진 게 아니고,

불성실과 비전없음에 괴로웠던 거에요.




삶에 대한 애착이 있어야 나중에 닥쳐올 어려움에도

도망가지 않고 맞서도 보고, 참아도 보고, 이겨도 보고 할텐데...


아무 의지도 목표도 없었으니까요..

 

 

자신의 인생을 그렇게 방치해 버리는 모습에서 신뢰감을 잃었고,

이렇게 결혼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거에요..

결혼은 나만 좋아서는 안되는 거잖아요..

나중에 아이들의 아빠가 될텐데, 그 아이들에게 존경까지는 못받아도,

존중받을만한 사람은 되어야 하는 거잖아요.

 

알아요..

그럼 헤어지는 게 맞는거..

근데 제 성격이.. 대학교 입학할 때 산 샤프를 아직도 씁니다.

그니까 버리고 정리하는 일에 너무 서툴다구요..

옆에서는 저더러 맘이 약하다고 합니다..

 

전 청춘남과 이별을 하긴 한 걸까요?

도대체 이별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해야 제가 정서적으로 청춘남에게서 독립할 수 있는 걸까요..?

 

아직도 뭔가를 결정해야할 큰 문제가 닥치면


먼저 청춘남에게 전화를 해서 같이 고민하고 상의합니다.

헤어진 지 6개월이 넘었는데도요

성장을 함께한 이 사람은 연인이기도 했지만, 절친이었으니까.. ㅠㅠ

 

저 진짜 독립하고 싶어요.

헤어지고 어장관리니 뭐니 그런거 진짜 아니구요..

청춘을 같이 한 사람에게서 벗어나서 온전히 저 홀로 서고 싶습니다.





제가 인생의 외로움을 견디지 못할 정도로 나약한 걸까요
?

 

. 저 이제 어른이 되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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