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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 ||||||
귀여운 놈 아람 | 2011.08.19 | 조회 7,998 | 추천 8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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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작년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던 즈음.
녹음이 푸릇푸릇하던 어느날이었지요.
그 때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갑자기 남자들이 밀물처럼 밀려들어
30여년간 간척사업을 하고 있던 저의 인생에
촉촉히 단물이 고이는 영광의 시절였었드랬지요.
제 인생의 황금기!!!
이제 그만 한 넘에게 정착을 해볼까 하던 그 찰나.. 마지막 소개팅이라며.. 친구의 연하애인이 소개해준..
네네.. 두살어린 연하남을 소개팅으로 만나게 됩니다.
소개팅 자리는 제 친구와 친구의 연하애인, 그리고 그의 친구이자 나의 소개팅남, 저 이렇게 넷이 시작을 했구요.
중간에 친구와 친구애인은 저희더러 잘해보라며 빠져주었지요.
우리는 둘이 술을 [부어라 마셔라], [부어라 마셔라],
자리를 옮겨 또 [부어라 마셔라] 했답니다.
근데.. 이 연하남씨...
술이 좀 들어가자,
저더러 이쁘다느니.
목소리가 좋다느니.
웃는 게 매력적이라느니.
나이 많다더니 자기 동생처럼 보이네 등등의 뻐꾸기를 마구 날려주십니다..
기분좋으라고 날리는 뻐꾸기 저도 마구 즐겨주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어느새 12시.
이만 각자 집으로 돌아가자 하니..
오늘 같이 보내자며 징징작렬..
"오늘밤 같이 있자.”
“헤어지기 너무 싫어.”
“같이 있자."
내가 널 언제 봤다고 하루밤을 같이 보냅니까.
너 양아치뉘~?
쏴줄까도 잠시 생각했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나는 이 징징거리는 연하남이 조금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강하게 뫅뫅 뭐라하지는 못하고, 그냥 살살 달랬습니다...
“이러는 거 아니다.”
"아쉬운 게 좋은거다.”
결국 징징이 연하남은,
노래방에서 노래만 좀 더 부르고 가자 했고,
저도 그러마 하고 쫓아들어 갔습니다.
정말 아숩게도(저말고 고갱님들 ㅎㅎ) 기대하시는 숭한 일은 없었고,
그냥.. 정말 노래만 불렀습니다. ㅋㅋ
한창 노래에 심취해 있는데
이 연하남은 어느샌가 제 옆자리로 날라와 제 손에 반지를 끼우며..
두둥~
“오늘부터 사귀자!”라는 겁니다.. ㅋ
요즘 애들은 반지를 가지고 다니는지...
이 문방구 반지 같은 걸 그새 어디서 구해온건지.... ㅋ
암튼.. 저는 만난 지 첫날에 같이 자자했다가 거절당하니 사귀자고 (그것도 술취해서) 하는 소리듣고 우리 진짜 사귀나부다 하는 순딩이 시절은 애저녁에 졸업한
과년여성입니다.
조용히 반지빼고, 노래 정지시키고 말했습니다..
“내일 해뜨고 정신 맑아지믄 얘기하자.
우리 이제 6시간 본 사이다.”
그렇게 소개팅은 끝났습니다.
그 이후로 연하남은 제게 매일 연락했습죠..
문자하고 전화하고 가끔 만나고..
만나면.. 그냥 작은 스킨쉽 정도는 했구요....
ㅋㅋ
작은. 잔잔한.
그런 만남을 유지하던 어느 날..
때는 월드컵시즌..
만나서 축구경기 봅니다..
그날 우리가 이긴 기억이 있군요.
축하기념-_-으로.. 떼쓰고 징징대는 그 아이.. 못이기는 척 결국 합방에 동의했습니다.
난 벌써 사귄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암튼..
그닥 즐거운 경험은 아니었으나..--;;
이제 더 사이가 돈독해지겠지 했습니다.
근데.. 그날 이후 이 아이.. 술취한 밤이면 전화해 내 집에 오겠다 합니다.
(그래요. 나 혼자 살아요.)
술취한 남자가 혼자사는 여자집에 오는 거 빤한 이유 아닙니까..
안된다 했습니다.
그런 의도로 만나는 거 싫어합니다..
글구 결정적으로 맨정신에 제대로 "사귀자!” 한 것도 아직 아니구요.
암튼 몇번 그렇게 달래서 돌려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또 술취해서 전화를 합디다..
자기 좀 마니 취했답니다..
보고 싶답니다..
집으로 오겠답니다..
안된다 했습니다.. “안되는 건 안되는 거다..” 그랬더니,
얼굴만 보고 간다는데 왜 안되냐 합니다..
저에게 무슨 생각을 하는거냐며.
자기는 정말 얼굴만 보고가면 된다며..
날 밝히는 여자취급하대요. ㅋㅋ
그럼 집 근처에서 만나자했습니다..
그건 또 아니라네요..
여자가 늦은 밤에 나오면 안된다나.
보호 드립까지. ㅋㅋㅋ
아 놔 이 좌식.
“암튼.. 오늘은 안돼.” 하니,
지금 자길 안만나주면.. 이제 다시는 연락을 안하겠답니다.. ㅋ
이건 또 뭥미..
그래서“그건 또 뭔소리냐.”
며 긴 통화를 했습니다.
대화의 요지
저 : 난 너를 남자로 봤고(친구 아닌 남자) 그래서 만났고 그래서 잔거다.
그 남자 : 난 니가 그냥 여자사람 친구고..
우린 그날 그냥 하룻밤을 보냈을 뿐이며, 별 관계는 아니야.
네..
그 넘은 제법 솔직한 멍멍이였습니다.
알았다하고 전화 끊었습니다...
그렇게 끗
일리가 없죠.
한시간쯤 지나 장문의 문자가 옵니다.
“넌 너무 좋은 여자야. 착하고 사랑스럽고..
그리고 넌 나에게 너무 분에 넘치는 여자같아.
난 하룻밤 잘려고 여자를 만나.
그게 내가 여자를 만나는 목적이고,
내가 사는 방식이야.
그런데 너는 그런 여자가 아닌 것 같아..
나같은 남자 너무 좋아하지 마.
난 나쁜 남자야.
그러니 이제 나를 잊고 좋은 사람만나 잘 살기 바래.
너같이 좋은 여자가 나 같은 남자만나 상처받는게 넘 싫다.”
머... 이 정도?
이 꼬꼬마놈..
넘 귀엽드라구요.. 하는 짓이.. ㅋㅋ
‘웅.. 우리 발정난 꼬꼬마 그래쪄요...? 우쮸쮸쮸’
화도 안나고..
아 놔.. 역시 애는 애구나.
라는 생각에 헛웃음만...ㅋㅋ
그래서 기분좋게 답장 보냈습니다!!
"ㅋㅋㅋㅋ 야!! 고만하고 자라!"
눼... 저 그 연하남 괜찮아 했습니다...
사귀면 좋겠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그치만!!
좋아 죽는거 아닙니다..
30년을 간척사업도 했는데,
너 없다고 상처받거나 죽지 않습니다.
ㅋㅋㅋㅋ
연하남아!
나를 엔조이로 생각했으면, 엔조이라고 말하믄 된단다...
누나 그런 말에 상처받을 만큼 그렇게 여린 여자 아니다~
뭐 그렇게 봐줘서 고맙긴하다만. ㅋ
끝까지 멋져보이고 싶은 거 알지만..
그런 소리는...
너보다 한참 어린 여자애기들한테나 하는게 어떨까? ㅋㅋㅋㅋ
누나들한테는 안통해. 아라찌!?? ㅋㅋㅋㅋ
글구 내공이 심하게 딸리는 것을 보니, 애들 만나렴..
누나들 만나서 밑천 거덜나지 말고...ㅋㅋㅋ
혹시 아니..
스물서너살 먹은 여아해들이..
“오빠.. 이러지 말아요.. ㅜㅜ 오빠 좋은 사람인거 다 안다구요.. 흐헝헝헝헝
사람이 그럴 수도 있는거죠.
저도 오빠랑 잤으니까 저도 그냥 똑같은 사람인거잖아요.
오빠만 나쁜거 아니라구요..엉엉엉”
해줄지. ㅋㅋㅋㅋㅋㅋ 암튼..
그렇게 저의 황망한 소개팅 및 짧연애는 끝났구요..
이후..
저의 이 모든 내막을 안 그 소개팅 주선자 내 친구와 그 남친이
임마를 다시 만날 일이 생겼는데,
이 연하남님은 안면을 몰수하시고..
마치 내 친구를 첨 보는 사람마냥 대하더라는. .
ㅋㅋㅋㅋ 요런 뻔뻔하고 귀여운 놈..
넌 정말 최고야!!!! 우쮸쮸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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