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미국의 반도체 회사 인텔은 최초의 32비트 중앙처리장치(CPU, 컴퓨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장치)인 80386 CPU를 출시했다. 당시 80386 CPU를 장착한 PC를 386 PC라고 불렀다. 386 PC는 이전 모델이었던 286 PC(16비트인 80286 CPU)를 밀어내고 1990년대 초반 한국의 PC 시장을 장악했다. 386 PC는 90년대 중반부터 후속모델인 486 PC가 등장하면서 짧은 전성기를 마감했다.
그런데 97년 경부터 정치권과 언론에 ‘386 세대’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 대학을 다닌 30대를 일컫는 말이었다. 386 세대는 단순한 ‘60년대 출생자’와는 조금 다른 의미였다. 80년대는 대학 취학율이 평균 30% 안팎에 불과한 시절이었고, 당시 대학가는 민주화투쟁과 진보이념이 휩쓸고 있었다.
따라서 386 세대라는 신조어엔 장차 사회의 상층부로 진입할 가능성이 큰 고학력층이란 의미와, 80년대 민주화 운동의 경험을 직ㆍ간접적으로 공유한 집단이란 뉘앙스가 담겨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