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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의 공습 ①] "年1~2% 특판 예금이라도 나오면 암스테르담 시내가 들썩"
선한부자미라클리딩 | 2019.10.01 | 조회 553 | 추천 0 댓글 0


스웨덴 룬드에 사는 안더스 닐손 씨(29)는 매달 SEB은행에 계좌 이용료로 35크로나(약 4300원)를 낸다. 계좌와 연동한 체크카드 사용료는 별도다. 체크카드 사용료는 매년 200~300크로나(약 2만4500~3만6800원)에 달한다. SEB은행은 스웨덴 국민 대부분이 이용하는 최대 금융사다.

스웨덴 덴마크 유럽연합(EU) 일본 등 세계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한 마지막 돌파구로 잇달아 제로금리를 도입하면서 개인의 삶에 커다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은행 계좌를 이용할 때 돈을 내는 것은 기본이고, 거액 예금에 추가로 보관료를 내야 할 정도다.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원금보다 적게 갚아도 되는 상품까지 등장했다.

2009년 일시적으로 제로금리를 도입한 스웨덴 중앙은행은 2014년 다시 제로금리로 돌아갔다. 현재 스웨덴은 제로금리를 넘어 마이너스 금리로 들어섰다. 기준금리는 -0.25%다.

닐손 씨는 지금까지 보통예금(입출금이 자유로운 은행 상품) 외의 은행 상품에 가입해 본 적이 없다. 은행에 돈을 맡겨도 이자가 거의 없어서 저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SEB은행에서 판매하는 정기예금 상품은 5년 만기 이자가 0.65%에 불과하다. 국내는 이보다 훨씬 짧은 3개월 만기 상품에도 아직까지 1% 안팎의 이자를 준다.

제로금리 정책이 10년 가까이 자리 잡은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재테크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다. 매달 월급 중 30% 이상을 세금으로 내기 때문에 저축할 여력이 많지 않은 데다 돈을 맡기면 불릴 수 있도록 이자를 주는 상품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닐손 씨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1%대에 불과하지만 돈을 빌려 투자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며 "(은행에서 돈을) 안 빌리고 안 맡기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한 덴마크의 위스케은행은 지난 8월 마이너스 대출 상품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고정금리 1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할 때 은행이 대출자에게 연 0.5% 이자를 준다. 만기 때 갚을 돈이 빌린 돈보다 줄어든다는 의미다. 핀란드계인 노르데아은행은 이자를 받지 않는 20년짜리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네덜란드에 사는 루카스 유센 씨(30)는 터키 등 외국계 은행이 판매하는 연 1~2% 금리의 예·적금 상품에 돈을 넣는다. 이들 은행이 특판 상품을 내놓을 때에는 조용한 암스테르담 시내가 떠들썩할 정도로 사람이 몰린다고 한다. 그는 "예·적금 이자가 연 0.02~0.03%에 불과해 은행은 재테크 장소가 아닌 돈을 예치해두는 정도로만 활용한다"고 말했다.

아시아권에서 유일하게 제로금리를 넘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일본에서도 최근 주요 은행이 계좌 수수료 도입을 검토하고 나섰다. 30년 가까이 제로금리를 겪었던 일본은 2016년 2월에 처음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시중은행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한 이후 일본은행의 예대금리 차는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연금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일본공적연금(GPIF)은 마이너스 금리에 진입한 2016년 국내·국외 채권투자 수익률이 각각 -0.85%, -3.22%를 기록했다. 이로 인한 손실액은 9920억엔에 달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세계 각국의 마이너스 금리가 연금 생활자를 위협하고 부동산 거품 리스크를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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