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12만명이 넘는 유튜브의 한 채널에는 2017년 3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을 설명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 올라오자 마자 ‘노란딱지’가 붙었다. 노란딱지는 유튜브가 약관을 지키지 않은 콘텐츠에 붙이는 제재의 일환으로, 노란딱지가 붙으면 광고수익과 조회수에 영향을 받는다. 이 채널을 운영하는 A씨는 “민감한 주제이다 보니 노란딱지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약 7개월이 지나 이 영상의 노란딱지는 사라졌다 붙기를 두 차례 반복했다고 A씨는 전했다. 그때마다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널뛰기했고, 현재는 노란딱지가 붙은 채 유지되고 있다. A씨는 “노란딱지가 갑자기 떨어진 것은 아무 이유도 없었다”며 “노란딱지는 단순히 광고를 제한하는 것을 떠나, 유튜버가 자신을 알릴 기회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준 모르는 ‘노란딱지’에 유튜버들 반발
최근 유튜브가 콘텐츠 관리의 일환으로 시행 중인 ‘노란딱지’를 두고 유튜버들이 부글부글하고 있다. 노란딱지가 붙게 되면 유튜버의 수익에 영향을 주는데, 노란딱지가 붙는 정확한 기준이 없어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4일 유튜브의 ‘광고주 친화적인 콘텐츠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노란딱지는 ‘광고 게재에 적합하지 않아 수익 창출이 제한 또는 배제 상태가 되는 콘텐츠’에 붙는다. 유튜브가 노란딱지를 붙이는 영상과 관련해 제시한 예시로는 △부적절한 언어 △폭력 △성인용 콘텐츠 △유해하거나 위험한 행위 △증오성 콘텐츠 △도발, 비하 △기분전환용 약물 및 마약 관련 콘텐츠 △담배 관련 콘텐츠 △총기 관련 콘텐츠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 및 민감한 사건 △가족용 콘텐츠에 포함된 성인용 콘텐츠로 총 11가지가 있다. 대부분 규제 대상으로 볼 수 있는 예시들이다.
노란딱지가 2017년 8월 도입됐지만 최근 노란딱지에 대한 반발이 나오는 것은 유튜브가 지난 6월 콘텐츠에 대한 규제 수위를 높이면서다. 국내외에서 유튜브의 증오성 콘텐츠나 가짜뉴스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콘텐츠 관리를 강화한 것이다. 하지만 유튜버들은 유튜브가 노란딱지를 붙이는 영상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혼란을 야기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례로 유튜브가 노란딱지를 붙이는 경우로 제시한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 및 민감한 사건’에 대해 유튜브는 ‘노골적인 이미지가 없거나 해설만으로 이루어진 콘텐츠에도 이 정책이 적용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은 물론 ‘해설’의 범위에 대해서도 명시돼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유튜브는 민감한 사건의 예시로 ‘전쟁’, ‘죽음 및 참사’를, 논란이 되는 문제로 ‘정치적 분쟁’, ‘테러 또는 극단주의’, ‘성적학대’라고 제시했을 뿐이다. ◆“의도와 상관없이 노란딱지”
더구나 유튜브는 노란딱지가 붙은 영상과 관련해 해당 유튜버에게도 구체적인 사유를 고지하지 않고 있다. 노란딱지가 붙은 영상에 ‘대부분의 광고주에게 적합하지 않음’이라는 짧은 설명이 붙을 뿐이다. 노란딱지가 붙은 영상에 대해 유튜버가 유튜브 측에 검토를 요청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기준을 모르는 상태에서 항의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사건사고나 이슈를 다루는 유튜버의 경우 노란딱지에 대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유튜브의 ‘광고주 친화적인 콘텐츠 가이드라인’과 연관된 주제를 영상으로 다루는 경우, 노란딱지가 붙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실제 A씨는 지난 5월 유튜브에 올린 ‘조두순이 출소 후 피해자 가족과 동네 주민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영상에도 노란딱지가 붙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현 상황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얘기했고,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영상을 제작했다”며 “의도와 관계없이 노란딱지가 달렸다”고 지적했다.
민감한 주제와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채널에도 노란딱지가 연쇄적으로 붙는 사례도 있다. 구독자 95만명이 넘는 유튜버 B씨는 최근 구독자들에게 계정을 옮기겠다고 알렸다. B씨는 주로 일상을 담는 영상을 올렸는데, 그가 올린 영상에 노란딱지가 붙는 일이 잦아 새로운 계정을 만들기로 결정한 것이다. B씨는 “(제작한 영상이) 추천영상으로 걸리지 않고 노란딱지가 무한으로 걸리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이 채널에서는 더 이상 영상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민감한 주제와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채널에도 노란딱지가 연쇄적으로 붙는 사례도 있다. 구독자 95만명이 넘는 유튜버 B씨는 최근 구독자들에게 계정을 옮기겠다고 알렸다. B씨는 주로 일상을 담는 영상을 올렸는데, 그가 올린 영상에 노란딱지가 붙는 일이 잦아 새로운 계정을 만들기로 결정한 것이다. B씨는 “(제작한 영상이) 추천영상으로 걸리지 않고 노란딱지가 무한으로 걸리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이 채널에서는 더 이상 영상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유튜브가 노란딱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노란딱지가 붙는 사례가 잇따르자, 유튜버들 사이에선 노란딱지의 기준에 대한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살색이 많은 사진을 섬네일로 사용하면 노란딱지가 붙을 수 있다’거나 ‘저작권이 있는 음원을 사용하면 저작권료 지불을 위해 노란딱지를 붙이지 않는다’ 등의 추측들이다.
이에 대해 유튜브 측은 “‘광고주 친화적인 콘텐츠 가이드라인’에 부합하지 않는 부적절한 콘텐츠에 대해 광고 게재를 제한 또는 배제하여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광고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부적절한 콘텐츠를 찾아내기 위해 머신러닝 기술과 인력을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사진=세계일보 자료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