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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 이야기
swwet | 2020.05.03 | 조회 543 | 추천 1 댓글 1

파스타

토마토를 만나 세계로 진출하다

요약 이탈리아식 국수. 밀가루를 달걀에 반죽해 만들며 마카로니, 스파게티 따위가 대표적이다.

스파게티 유래에 대한 논란이 분분

스파게티 유래에 대한 논란이 분분

“지금 농부들이 스파게티 나무에서 스파게티를 수확 중입니다.”

뉴스 전문 채널인 BBC에서 나무에다 스파게티를 걸어놓고 이렇게 말하자 몇몇 사람들은 실제로 그 내용을 믿어버렸다고 한다. 만우절 장난으로 내보낸 뉴스였다. 스파게티에 대한 유래가 너무나 논란이 분분하다 보니 ‘차라리 스파게티가 나무에서 열린다고 하지?’라는 식으로 장난을 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지만 이탈리아인들은 화를 냈다.

중국인들, 파스타의 원조라며 ‘이탈리아 국수’라 주장

스파게티에 대해 가장 널리 알려진 오해는 마르코 폴로가 중국의 국수를 전해줘 그것이 파스타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왠지 그럴듯하게 들리는데 실제로 이탈리아를 제외한 유럽에서는 면 요리가 존재하지 않는데 유독 이탈리아에만 파스타가 존재했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풍속화들에는 빵을 비롯한 여러 음식이 그려졌지만 파스타가 그림 속에 등장하는 시기가 마르코 폴로가 중국에 다녀온 14세기 이후부터였다.

중국인들, 파스타의 원조라며 ‘이탈리아 국수’라 주장

자신들의 역사에 자부심이 대단한 중국인들은 그것을 근거로 자신들이 파스타의 원조라며 파스타를 ‘이탈리아 국수’라고 표현하기 시작했고, 중국 못지않게 자존심이 강한 로마의 후예인 이탈리아인들은 이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다.

파스타의 중국유래설에 대해 이탈리아인들이 몹시 분해 하다

기원전 5000년경 이탈리아 남쪽 해안에 살던 어느 민족이 여러 가지 모양의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는 이야기가 있고, 폼페이 유적이나 고대 로마 유적에서도 스파게티와 관련된 조리 도구들이 발굴되었다. 서기 1세기 마르티노 코르노가 쓴 책 <시칠리아식 마카로니와 베르미첼리 요리(De arte Coquinaria per vermicelli e maccaroni siciliani)>에도 파스타 조리법이 기록돼 있으니 중국 국수가 파스타의 시초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파스타의 중국유래설에 대해 이탈리아인들이 몹시 분해 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파스타의 중국유래설을 믿는 것에 대해 이탈리아인은 몹시 분해 한다고 한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이탈리아인들에게 ‘파스타는 중국에서 유래된 거 아닌가요?’라고 물어본다면 한국인에게 ‘김치는 일본 음식 아닌가요?’라고 물어볼 때와 같은 반응을 볼 수 있다고 한다.

11세기 아랍인들의 이탈리아 점령으로 즉석 파스타가 건조 파스타로 발전하다

하지만 파스타가 타국 문화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아라비아 상인들은 사막을 횡단하기 위해 부패하기 쉬운 밀가루 대신 밀가루 반죽을 얇게 밀어 아주 가는 원통의 막대 모양으로 건조시켜 실에 꿰어 다녔다.

11세기 아랍인들의 이탈리아 점령으로 즉석 파스타가 건조 파스타로 발전하다

그런 아랍인들이 11세기경 남부 이탈리아와 시칠리아 섬을 점령하게 되자 이전까진 즉석에서 만들어 먹던 파스타가 건조 파스타로 발전한 것이다.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게 된 파스타는 이전까지 이탈리아 일부 지방에서만 머물던 지역적 한계를 조금씩 극복할 수 있었다.

일상적 음식이라기보다 잔치음식이었던 파스타

일상적 음식이라기보다 잔치음식이었던 파스타

14세기 이전에도 파스타가 존재했음에도 풍속화 등에 잘 나타나지 않았던 것은 파스타가 만들기 쉽지 않은 음식이었던 탓이 크다. 반죽을 하는 데 품이 많이 들었고 자연 건조 역시 오랜 시간이 걸렸기에 간편하게 만들어 먹는 일상적 음식이라기보다 가끔 한번씩 작정하고 만들어야 먹을 수 있는 소위 잔치 음식과 비슷했다.

14세기에 파스타 생산 기술자들이 모여 조합 설립

14세기에 들어 파스타를 생산하는 기술자들이 모여 조합을 설립하게 된다. 그들을 통해 파스타를 만드는 기준(반죽 방법, 면의 굵기, 삶는 정도)을 세워 균일한 품질의 파스타 양산이 가능해졌다. 건조 파스타는 점점 이탈리아 전역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지만 생산지는 시칠리아, 제노바, 나폴리로 한정되었다.

15세기 파스타 만드는 모습

15세기 파스타 만드는 모습

세 지역은 공통적으로 해안 부근이었다. 인공적으로 파스타를 건조시킬 방법이 고안되기 이전까지는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해풍이 파스타를 만드는 데 필수적이었던 것이다. 파스타의 첫 탄생부터 수천 년이 지난 14세기까지도 파스타는 이와 같은 제약 때문에 좀처럼 대중화되지 못했다.

파스타와 토마토의 운명적 만남

여러 위인들의 성공담을 보면 꼭 조력자나 라이벌 같은 운명적인 인물과의 만남이 있다. 그 만남을 계기로 터닝포인트를 겪고 성공하는 것이 빠지지 않는 패턴이다. 그것은 음식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김치에 당연한 듯 들어가는 고춧가루가 실은 18세기에야 우리나라에 전래되어 지금의 모습이 된 것처럼 파스타도 가장 당연한 요소를 생각보다 늦은 18세기에 도입하게 되었다.

파스타와 토마토의 운명적 만남

비슷한 시기에 거의 지구 반대편에서 김치와 파스타가 각각 운명적인 만남을 겪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고추와 토마토는 신대륙의 작물이었던 것.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신대륙 정복 이후에 각각 전해진 것이다.

토마토, 식용이 아니라 관상용 식물이었다

지금이야 파스타 하면 토마토소스가 자연스럽게 연상되지만, 수천 년에 이르는 역사 속에서 파스타는 소스를 첨가하지 않거나 치즈를 곁들인 정도의 형태에 머물러 있었다.

토마토, 식용이 아니라 관상용 식물이었다

17세기에 토마토가 이탈리아에 들어오게 되었으나 사람들은 토마토를 관상용 식물로 여겼고 심지어 독성이 있다고까지 생각해 파스타에는 물론이고 식용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에 토마토소스 등장

18세기 중반까지 파스타에는 토마토소스가 들어가지 않았다. 그저 치즈를 곁들인 형태였다.

18세기 중반까지 파스타에는 토마토소스가 들어가지 않았다. 그저 치즈를 곁들인 형태였다.

1778년, 빈첸조 코라도는 그의 책에서 최초로 토마토소스에 대해 언급했지만 이때도 파스타의 소스로 이용했던 것은 아니다.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반에 이르러야 소금과 바질 잎을 넣고 끓여 만드는 토마토소스가 이탈리아 남부 지방에서 파스타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파스타는 비로소 지금의 요리로 변모하게 된다.

파스타용 포크 발명으로 왕도 파스타를 먹다

제조 공정의 혁신은 왕족과 귀족이 파스타를 즐기게 된 것을 계기로 그들의 지원을 통해 이뤄질 수 있었다. 나폴리의 왕이던 페르디난도 2세 이전까지 파스타는 서민적인 음식으로 왕족과 귀족의 식탁에 오를 수 없었다. 당시에 파스타는 손으로 집어 먹어야 했기에 귀족들은 그런 품위 없는 음식을 먹는 것을 거부해 왔다.

파스타용 포크

파스타용 포크

그러다 페르디난도 2세의 시종인 젠나로 스파다치니가 파스타용 포크를 발명하고 파스타를 격식을 차리며 먹을 수 있게 되자 왕은 파스타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파스타에 매혹된 페르디난도 2세는 파스타의 제조 공정이 너무도 비효율적인 것에 불만을 갖고 당시 최고의 기술자였던 체자레 스파타치니를 고용해 제조 과정을 향상시키도록 했다.

면의 종류와 요리법이 다양해지다

이후 공정은 계속해서 진보했다. 19세기에는 파스타 압착기에 구멍 뚫린 동판을 붙여 여러 가지 다양한 모양의 파스타들을 손쉽게 뽑아낼 수 있게 되어, 면의 종류는 물론이고 요리법까지 다양해졌다.

면의 종류와 요리법이 다양해지다

1933년에 이르러서는 브라이반테 형제가 혼합, 반죽, 압착, 성형, 건조까지 일체의 생산을 연속적으로 가능하게 해 그야말로 파스타를 ‘찍어낼 수’ 있게 됐다. 그로 인해 파스타의 대량생산과 그에 따른 대중화가 가능해졌다.

이탈리아의 3대 수출품: 파스타, 피자, 마피아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유럽 순방 때 파스타 대접을 받았다.

이탈리아의 3대 수출품을 우스갯소리로 ‘파스타, 피자, 마피아’라고 한다. 17세기 후반 이탈리아에서 유럽 각지로 퍼진 파스타는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세계적인 메뉴로 자리잡게 되었다.

토머스 제퍼슨 미국 대통령이 유럽을 순방할 때 대접받은 파스타에 반해 수입을 시작했고, 19세기 말 이탈리아인들의 미국 이민이 급증함에 따라 파스타 수입은 늘어나게 되었다.

파스타 소스의 대량생산으로 파스타가 대중화되다

나폴리에 있는 파스타 가게

나폴리에 있는 파스타 가게

그렇지만 20세기 중반까지 파스타는 지금과 같은 위상을 갖지 못한 이국적인 요리에 불과했다. 그러다 네덜란드ㆍ영국계 생활용품 업체인 유니레버(Unilever)가 ‘라구(Ragu)’라는 브랜드로 파스타 소스를 대량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집에서도 쉽게 요리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이때부터 대중화에 가속을 붙이게 된다.

라구 소스, 시장을 개척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하다

라구의 소스는 두 가지로 나눠져 있었다. 단조로운 맛과 강한 양념 맛. 이탈리아식 소스를 최대한 재현한다는 목표로 만들어진 라구 소스는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던 시장을 개척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게 된다.

캠벨 사의 프레고 소스

캠벨 사의 프레고 소스

뒤늦게 스파게티 소스 시장의 가능성을 인식한 캠벨(Campbell) 사는 부랴부랴 ‘프레고(Prego)’라는 브랜드로 파스타 소스를 출시해 라구의 아성에 도전한다. 그러나 이미 이름을 알린 라구 소스에 인지도 면에서 밀리게 되며 생각만큼의 판매고를 올리지 못하는 난관에 빠진다.

스파게티 소스 경쟁이 치열해지다 : 라구와 캠벨 소스

1970년대, 더 이상 라구 소스에 밀릴 수 없다고 이를 갈던 캠벨 사는 컨설턴트인 하워드 모스코위츠를 고용해 라구 소스에 대항할 가장 완벽한 소스가 무엇일지 조사해 달라고 의뢰한다.

스파게티 소스 경쟁이 치열해지다 : 라구와 캠벨 소스

이에 하워드는 캠벨의 요리사들에게 생각해 낼 수 있는 모든 소스를 만들어보라고 해서 45개의 소스를 만들어냈고, 그것으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를 시작했다. 테스트가 끝나고 하워드는 임원들에게 자료를 보여주며 설명했다.

“하워드, 어떤 결과가 나왔죠? 어떤 배합이 가장 좋은 배합일까요?”
“가장 좋은 배합이란 없습니다. 가장 좋은 배합‘들’이 있죠.”

모두를 만족시키는 단 하나의 소스는 없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단 하나의 소스는 없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람에게는 각자 취향이 있어 모든 이를 포용할 수는 없다는 것. 한 집단은 단조로운 소스를 또 다른 집단은 강한 양념 소스를 또 다른 집단은 과육이 덩어리진 진득한 소스를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중요한 점은 이전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진득한 소스는 존재하지 않았고 모든 소스는 물처럼 묽어 면 위에 부으면 그릇 바닥으로 가라앉는 소스뿐이었다는 것이었다.

프레고, 10년 동안 덩어리진 소스를 60억 달러어치를 팔다

프레고 소스

프레고 소스

“아니, 그럼 미국인의 1/3이 좋아하는 소스가 있는데 아무도 그걸 팔지 않고 있다는 건가요?”
“네. 그러니 어서 그 1/3이 애타게 원하는 소스를 만들어 파시죠.”

하워드의 컨설팅에 따라 프레고는 기존에 라구가 출시한 두 가지 소스에 덩어리진 소스를 추가한 세 개의 제품으로 승부를 걸었고, 이후 10년 동안 덩어리진 소스는 60억 달러어치가 팔리는 쾌거를 이루었다.

다양한 맛의 스파게티 소스를 탄생시킨 하워드 모스코위츠

당황한 유니레버는 얼른 자신들도 하워드 모스코위츠를 고용했고 하워드는 치즈맛, 감칠맛, 담백함, 기름기, 전통, 덩어리 크기의 여섯 가지 기준으로 최대한 여러 가지 맛의 제품을 출시할 것을 제시했다. 유니레버는 그 조언에 따라 36개의 라구 소스를 출시했고 다시 캠벨에 대해 열세를 회복할 수 있었다.

하워드 모스코위츠

하워드 모스코위츠

두 회사의 경쟁은 생각도 하지 못했던 맛의 경계를 허무는 결과를 낳았고 전 세계 사람들은 이로 인해 다양한 종류의 파스타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파스타, 이탈리아의 주요 수출 사업이 되다

파스타는 형태에 따라서 35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파스타는 형태에 따라서 35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크게 롱(long) 파스타와 쇼트(short) 파스타로 나눌 수 있다. 롱 파스타의 예로는 가늘고 긴 원통형의 스파게티, 길고 평평한 탈리아텔레, 얇은 면 형태인 라사냐 등이 있다. 쇼트 파스타로는 속이 빈 원통형의 마카로니, 나선 모양의 푸질리 등이 있다.

2007년 기준 이탈리아는 3,200만 톤의 파스타를 생산했고 그중 1,700만 톤을 수출했다. 이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14억 유로로 파스타는 단순한 이탈리아의 식문화를 넘어 이탈리아의 주요 수출 사업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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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kingdoom1004 | 추천 0 | 05.04  
이탈리아의 3대 수출품을 우스갯소리로 ‘파스타, 피자, 마피아’라구요. ㅋㅋ
파스타는 이탈리아가 원조 맞아요. 중국은 뭐든 우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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