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코는 생김새에 따라 아주 다른 인상을 준다. 동화에서도 마녀는 매부리코, 좋은 사람은 둥그런 코, 주정뱅이는 딸기코로 묘사되고 있다. 코는 마음의 넉넉함이나 씀씀이를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표징으로 많이 쓰인다. '주먹코', '벏적코'로 넉넉하고 풍성한 마음을 표현하고, '콧대'로 자만심, '콧방귀'로 무관심을 표현한다.
분노가 가장 잘 나타나는 곳이 코다. 화가 나 굳어진 표정을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하려고 하면 콧구멍이 자연히 크게 열리게 된다. 흥분되어 호흡은 빨라지는데도 입은 다물고 코로 숨을 쉬어야 하므로 콧구멍이 넓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손가락과 코가 만나면 여러 가지 심리적 의미를 갖는다. 손가락으로 콧잔등을 문지르면 상대를 의심하고 있는 것이고, 코를 후비고 있으며 상대의 말을 거절하는 것이며, 손가락으로 코밑을 문지르면 상대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코와 관련된 이런 동작은 심리학적으로 말하면 대화가 잘 진전되지 않아 긴장되고 있다는 표시다. 어떤 현상에 반발을 하거나 거절할 때 긴장을 하게 되면 코 내부의 점막에 생리적 변화가 일어나 간지러워서 코를 후비는 거라고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연인끼리 서로 코끝을 갖다대는 것은 친근감을 확인하는 포즈다. 하지만 나라에 따라서는 코와 관련된 제스처가 전혀 반대의 의미로 쓰여져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은 엄지손가락과 둘째손가락을 가지고 코끝을 잡거나 코를 한 손으로 덮고는 생각에 잠기는 일이 많은데, 유럽에서는 엄지손가락을 코끝에 대고 다른 손가락은 부채꼴처럼 펴서 흔드는 동작은 조소나 멸시의 의미로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