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자, 망고나무는 몸이 무거워졌습니다. 가지마다 노랗게 익은 망고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렸기 때문입니다. 열매들이 엉덩이를 부딪치며 서로 장난을 칠 때마다 망고나무는 비칠비칠 쓰러질 듯했습니다. ´어서 사람들에게 잘 익은 망고를 나누어줘야겠어.´ 망고나무는 망고를 구하러 오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숲 가까운 마을에는 아주 가난하게 사는 4형제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숲속의 과일을 따다 시장에 내다 팔면서 생활을 꾸려 가고 있었습니다. ˝망고가 익을 때가 되었는데 누가 먼저 가서 좀 따왔으며 좋겠어.˝ ˝그래, 그렇지. 큰형 먼저 갔다와.˝ 동생들이 부추기자 첫째가 못 이긴 척하며 망고나무한테고 갔습니다. 그리고 어깨에 잔뜩 힘을 주며 말했습니다. ˝어이, 망고나무, 열매 좀 주겠어?˝ 큰형은 발끝으로 흙을 풀풀 날렸습니다. ˝이봐, 열매를 얻고 싶은가?˝ 망고나무가 힐끔 돌아보며 말했습니다. 큰형은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야 이사람아, 공짜로 망고를 얻으려면 부드럽게 말하는 것부터 배워야겠네! 어쨌든 맨손으로 보낼수는 없지. 자네 말솜씨를 보면 이게 딱 어울리겠군! 그럼 입을 벌려봐!˝ 첫째는 다리에 힘을 주고 하늘을 향해 입을 크게 벌리고 섰습니다. 망고나무는 가지를 뻗어 옆구리에 매달린 열매를 떼어 냈습니다. 햇볕을 못 받고 자란탓에 열매는 쭈글쭈글했습니다. 벌레 먹은 자리도 있었습니다. 첫째의 입 속에 망고 열매 한 알이 톡 하고 떨어졌습니다. 그 썩은 열매 하나를 입에 물고 나타난 첫째에게 동생들이 물었습니다. ˝망고나무한테 뭐라고 했어, 큰형?˝ ˝그냥 ´어이, 망고나무, 열매 좀 주겠어?´ 그렇게 말했지.˝ ˝그럼 내가 가 볼게, 잠깐 기다려봐!˝ 망고나무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서 둘째가 말했습니다. ˝형님, 망고 열매좀 주시지요!˝ 망고나무가 빙긋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형님? 그래, 그거 좋지! 형제는 한 뿌리에서 난 나뭇가지와 같지, 자네의 그 친절한 말에 어울리는 선물을 주지. 자, 이게 어떻겠나?˝ 망고나무는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가지를 뚝 끊어 내주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둘째에게 형제들이 물었습니다. ˝뭐라고 했는데 이걸 주었어?˝ ˝응, 형님이라고 불렀더니, 형제는 한 뿌리에서 난 나뭇가지라나! 그러면서 이걸 주더군.˝ 4형제는 서로 닮은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