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채봉
싱싱하게 새해 아침이 밝았다.
아랫강에 사는 자라는 얼음물로 세수를 하고 거북이한테 세배를 갔다.
거북이는 바닷가 모래밭에서 자라의 세배를 받았다.
거북이가 덕담을 하였다. ˝올해는 사소한 것을 중요시 여기고 살게나.˝
자라가 반문하였다. ˝사소한 것은 작은 것 아닙니까? 큰 것을 중히 여겨야 하지 않은가요?˝
거북이가 고개를 저었다. ˝아닐세. 내가 오래 살면서 보니 정작 중요한 것은 사소한 것이었네. 사소한 일을 잘 챙기는 것이 잘 사는 길이야.˝
자라가 이해를 하지 못하자 거북이가 설명하였다. ˝누구를 보거든 그가 사소한 것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보면 금방 알게 되네. 사소한 일에 분명하면 큰 일에도 분명하네. 사소한 일에 부실한 쪽이 큰 일에도 부실하다네.˝
자라가 물었다. ˝그럼 우리 일상 생활에서 해야 할 사소한 일은 어떤 것입니까?˝
거북이가 대답하였다. ˝평범한 생활을 즐기는 것, 곧 작은 기쁨을 알아봄이지. 느낌표가 그치지 않아야 해. 다슬기의 감칠맛, 상쾌한 해바라기, 기막힌 노을, 총총한 별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