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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재테크여왕 | 2020.05.18 | 조회 1,806 | 추천 0 댓글 2

귀가

- 도종환-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지쳐 있었다

​

모두들 인사말처럼 바쁘다고 하였고
헤어지기 위한 악수를 더 많이 하며
총총히 돌아서 갔다

​

그들은 모두 낯선 거리를 지치도록 헤매거나
볕 안 드는 사무실에서 어두워질 때까지 일을 하였다

​

부는 바람 소리와 기다리는
사랑하는 이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

지는 노을과 사람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

​

밤이 깊어서야 어두운 골목길을 혼자 돌아와
돌아오기가 무섭게 지쳐 쓰러지곤 하였다

​

모두들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라

생각하고 있었다

​

우리의 몸에서 조금씩 사람 냄새가
사라져가는 것을 알면서도

​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터전과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 믿고 있었다

​

그러나 오늘 쓰지 못한 편지는
끝내 쓰지 못하고 말리라

​

오늘 하지 않고 생각 속으로 미루어둔
따뜻한 말 한 마디는 결국 생각과 함께 잊혀지고
내일도 우리는 여전히 바쁠 것이다


내일도 우리는 어두운 골목길을
지친 걸음으로 혼자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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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숙구 | 추천 0 | 05.18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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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지향 | 추천 0 | 05.18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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