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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부남들의 속마음 읽기
영천사 | 2020.05.06 | 조회 265 | 추천 0 댓글 0

“요즘 들어서 머리카락이 자꾸 빠집니다. 비싼 모발 클리닉을 다니고 있는데 별 효과가 없어요. 이렇게 머리 빠지는 거 고민하다가 더 스트레스 받아서 진짜 대머리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에 담배를 더 피우고 술도 늘고, 또 하나의 걱정을 더 짊어지고 있죠.”
결혼 3년 차 30대 중반의 쌍둥이 아빠는 당장 눈에 보이는 탈모가 제일 걱정이라고 했다. 젊고 재력 있는 장모가 부부 사이에 감 놔라 배 놔라 개입하는 통에, 결혼 초부터 지금까지 이만저만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닌 이 남편은 어디에도 제대로 하소연할 곳이 없다. 아무리 친한 친구에게도 창피해서 말 못하고, 직장 동료에게는 어쩐지 인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싶어 말 못하고, 그렇다고 남자가 돼서 못나게 부모나 형제들에게 이르듯이 처가의 말을 할 수도 없어 속만 타들어 간다.
정작 아내와 이 어려운 심정을 얘기해야 하는데 장모로 인해 남편이 겪는 스트레스 말만 꺼내기 시작하면 아내는 훌쩍거리며 눈물바람을 시작한다. 젊어서 혼자 된 친정 엄마가 불쌍하다며 남편이 받는 스트레스의 내용에는 관심이 없는 듯, 울고 있는 아내를 보기는 또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렇게 참기만 하다 단골 술집 아가씨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마음을 어느 정도 달랬는데, 얼마 전 별 내용도 없이 주고받은 문자를 아내한테 걸리면서 결국 득달같은 장모의 성화에 부부 상담을 받게 되었다.
부인들은 시댁과의 갈등에서 비롯된 일들을 친구나 친정 식구, 직장 동료와도 스스럼없이 얘기하는 편이다. 늦게 귀가하는 남편 욕을 하든 시어머니 흉을 보든 시누이 욕을 하든, 그냥 수다를 떠는 그 자체로 서로가 공감하고 위로하며 어느 정도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편이다.
하지만 남편들이야 어디 그런가. 이래저래 본인 스스로 묶어놓은 체면 유지 때문에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고 가슴 한쪽에 계속 쌓아놓는다. 그런 것을 말하면 남자도 아니고, 체면 구기는 일이고, 얼마나 못났고 모자라면 자기 가정 하나 건사 못하냐고 손가락질 받을 것 같고 등등 걸리는 게 한둘이 아니다.
실상 시댁과의 갈등을 겪고 있는 아내에게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려움을 호소하는 남편들도 상당하다. 부모님에게 아들 역할은 어느 정도 하고 싶고, 그렇다고 아내를 어렵거나 힘들게 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다만 어떻게 하면 양쪽 다 편안하게 잘 지낼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 대다수 남편의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내와의 의도하지 않은 오류적인 갈등 상황을 맞게 되면 이렇게도 저렇게도 못하다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이런 집안일 하나 말끔히 해결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화가 나서 결국 자신도 모르게 버럭 화를 내거나 하면, 상황은 더욱 극한 갈등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리 사회는 일상생활이 적당히 이중구조적인 면을 갖고 있다. 겉으로는 상당히 세련되고 발전적이며 최첨단을 가는 것 같지만, 내면의 유교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사고는 지금도 뿌리 깊게 남아 있다. 가족 단위로 들어가면서 이러한 내면적인 사상은 더욱 온건한 편이어서 젊은 남편이지만 부모님에 대한 생각은 독립적이고 자립적이지 못한 태도를 보인다.
예를 들어 남편인 나를 제외하고도 시댁 식구들과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에 아내가 시어머니한테 전화를 했는지 안 했는지 확인한다든지, 아내와 자기는 동등한 인격체라고 말하면서도 조금이라도 우대받지 못한 상황이 되면 무시를 당했다느니 자존심 상했다며 자신이 우위여야 마땅하다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정당화시키는 경우는 허다하다.
남성은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자기 내면의 두려움과 걱정, 그리고 어려움 등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해야 한다. 오히려 그럴 때 아내가 더욱 공감할 수 있고 곁에서 지지와 격려, 협조할 수 있다. 괜찮은 척, 아닌 척, 씩씩한 척하는 것은 남성이 스스로의 성을 쌓는 상황이 된다. 결국 남성 스스로 자신을 더 외롭고 고립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제대로 표현하지 않았다가 괜한 남 탓을 하는 경우가 어디 한두 번이겠는가. 남성들은 흔히 표현하지 않아도 알아서 챙겨주고 알아서 인정해주기를 바라는데, 그러지 말자. 자기 기준의 소신을 갖고 아내와 대화하고,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솔직하게 표현할 때 더욱 인정받고 존경받을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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