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기사 김모(50) 씨는 무더운 날씨 탓에 마스크로 입만 가린 채 버스를 타는 승객이 많아지면서 다툼도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했다. '마스크를 코까지 올려 쓰고 타 달라'고 요청하면 '마스크를 착용했는데 뭐가 문제냐'고 반문해 마찰이 빚어진다는 것.
좌석에 앉은 뒤 전화 통화 등의 이유로 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리는 승객도 부지기수라는 게 김 씨의 얘기다. 그는 "마스크를 제대로 써달라고 얘기하면 대부분 마스크를 올리지만 이런 경우가 잦다 보니 감염이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4일 대구와 경북 일부지역에 올 들어 첫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등 날씨가 더워지면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있기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35℃를 웃도는 불볕더위에 마스크까지 쓰고 있다 보니 호흡곤란과 질식감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주부 A(33) 씨는 "지난주부터 등교 수업을 시작한 아들이 하굣길에 마스크 때문에 숨쉬기 힘들어하는 것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며 "날씨까지 더워지다 보니 나도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인중과 코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힘이 드는데 어린 아이들은 오죽하겠느냐"고 했다.
이렇다 보니 조금이라도 편하게 숨을 쉬고 땀 맺히는 것도 피하기 위해 덴탈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공적마스크로 약국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보건용 마스크(KF94‧KF80) 보다 덴탈마스크가 얇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대량 구매해 시민들에게 배포한 대구시 마스크TF팀 관계자는 "보건용 마스크는 미세먼지 차단용이라 덴탈마스크 보다 촘촘하다"며 "방역효과는 보건용 마스크가 더 크겠지만 덴탈마스크로도 충분히 비말이 차단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종류보다는 정확한 방법으로 꾸준히 착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본인에게 맞는 마스크를 벗지 않고 착용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
박재석 계명대 동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마스크를 벗었다가 썼다가 하는 행동이 위험하다"며 "보건용 마스크든 덴탈마스크든 정확한 사용법에 따라 계속 착용할 수 있는 마스크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