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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팁
명품 시래기
영천사 | 2020.05.06 | 조회 269 | 추천 0 댓글 0

좌로 나란히, 우로 나란히 반듯하게 줄을 맞춘 A자형의 까만 덕장 수십 대가 눈앞에 펼쳐진다. 비를 막기 위해 철사로 꼼꼼하게 고정해둔 차양을 걷어내자 반 건조 상태의 무청 다발이 바실바실한 속살을 드러낸다. 해발 고도 4백m 분지에 고인 찬바람을 고스란히 몸으로 받아낸 여린 무청은 하루에도 몇 번씩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시래기로 거듭난다. “일교차가 심할수록 연하고 부드러워지는 거드래요.” 찬 서리를 맞힌 펀치볼마을 시래기를 시장에서 1등 상품으로 쳐주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무를 수확하고 남은 무청을 걷어 말린 일반 시래기와 달리 이곳은 시래기용 개량 무를 사용한다. 무가 아닌 시래기를 얻기 위해 재배되는 무이기 때문에 뿌리가 작고, 무청이 가늘고 연한 것이 특징이다.
“꾸들꾸들 말라비틀어져 생긴 건 밉상이래도, 겨울에 요 시래기 하나면 별의별 끼를 다 해 먹어요.”
온 동네 처마마다 얼기설기 다발을 이룬 파란 무청들이 겨울이 무르익어가기를 기다린다. 축 늘어진 무청들이 금방이라도 바스라질 듯 바짝 말라갈 즈음, 펀치볼마을 집집마다 저녁상에는 포슬포슬 김이 나는 시래기밥 한 공기, 구수한 시래기국 한 사발이 올라갈 테다.
펀치볼마을의 원래 이름은 해안마을. 양구군 해안면에 속한 만대리, 현리, 오유리 등 여섯 마을이 여기에 속한다. 펀치볼은 한국전쟁 당시 외국인 종군기자가 가칠산에서 내려다본 마을 모양이 화채그릇(펀치볼)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해발 1천1백m 산으로 둘러싸인 고산 분지 마을로 민통선 최북단에 있다.
“여기에 농사지을 땅이 많다 그래서 30년 전, 애 둘을 들쳐 업고 몰래 산을 넘어 이사를 왔드래요. 그때는 출입증이 있는 사람만 이 동네에 들어올 수 있었거든요.” 33년 전 이곳에 터를 잡은 강순연(60세) 할머니의 이야기다. 서로 꼴 보기 싫을 만큼 부부싸움을 하고 나서도 출입증이 없어 도망도 못 가고 눌러 살았다는 어른들의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이곳 펀치볼마을은 산골짜기에 있는 외딴 섬 같은 곳이다.
오유2리 마을회관에 시래기 잔치가 열렸다. 전날 불려놓은 시래기가 소쿠리 위에서 산을 이루고, 푸성귀를 다듬는 부녀회원들 손은 쉴 새 없이 도마 위를 오간다.
“뭐, 별다른 게 있드래요? 시래기 조물조물 양념해서 시루에 올리면 떡이 되고, 기름 둘러 부쳐내면 부침개가 되고, 콩물 풀어 끓여내면 시래기콩탕 되는 거지.”
레시피는 술렁술렁 허술해 보여도 정성스레 움직이는 손끝에는 어디 하나 빈틈이 없다.


봄날의 기운이 나물에 있다면, 겨울을 이겨내는 힘은 시래기에 숨어 있다. 무청에는 딸기보다 비타민 C가 많이 들어 있고 우유보다 비타민 B1, B2가 풍부하다. 식이섬유가 장내 노폐물을 제거해주며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식으로도 그만이다. 여린 무청을 녹찻잎처럼 볶아 차로 우려먹을 수도 있고, 된장, 고추장, 들기름 등으로 양념한 시래기죽은 한겨울 든든한 주전부리로도 손색없다.
시래기밥
[재료]
말린 시래기 30g, 쌀 2컵, 물 2½컵, 시래기양념(국간장 1작은술, 들기름·다진 파 1큰술씩, 다진 마늘 ½큰술, 소금 약간)

[만들기]
1 말린 시래기는 반나절 정도 물에 불린 다음 씻어서 물기를 짠다(시래기는 불리면 그 양이 3배 정도 늘어난다).
2 시래기를 4~5cm 길이로 잘라 분량의 양념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3 잘 씻어서 30분쯤 불린 쌀에 ②의 양념한 시래기를 넣고 물을 부어 밥을 짓는다. 시래기에서 물이 나오기 때문에 밥물은 평소보다 약간 적게 붓는다.
시래기콩탕
[재료]
메주콩(흰 콩) 1컵, 말린 시래기 30g, 무 200g(개 정도), 삼겹살 100g, 다시마물 4컵, 진간장 2큰술, 삼겹살 밑간(소금 ½작은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½큰술,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 메주콩은 잘 씻어 반나절 정도 불려 약간 자작하게 물을 넣고 믹서에 간다.
2 시래기는 반나절 정도 물에 불린 다음 씻어서 물기를 짜고 5cm 길이로 자른다.
3 무는 길이 6cm, 너비 1cm 정도로 나무젓가락 모양으로 자른다.
4 삼겹살은 길이 6cm, 너비 1cm 정도로 길쭉하게 썰어 분량의 양념으로 밑간해 아무것도 두르지 않은 냄비에 볶는다.
5 삼겹살이 익으면 다시마물을 붓고 팔팔 끓이다가 ①의 콩물을 풀어 넣고 한소끔 끓인다.
6 시래기와 무를 넣고 푹 무르게 끓인 후 진간장으로 간을 하여 낸다.
시래기부침개
[재료]
말린 시래기 30g, 시래기양념(국간장 1작은술, 들기름·다진 파 1큰술씩, 다진 마늘 ½큰술, 소금 약간), 부침가루 2컵, 물·식용유 적당량씩

[만들기]
1 시래기는 반나절 정도 물에 불린 다음, 씻어서 물기를 짜고 3cm 길이로 잘라 분량의 양념으로 밑간한다. 2 부침가루에 ①의 시래기를 넣고 물을 부어 반죽을 만들어 식용유를 두른 팬에 노릇하게 지져 낸다.
시래기떡
[재료]
말린 시래기 50g, 멥쌀가루 5컵, 설탕 5큰술, 소금 1작은술

[만들기]
1 시래기는 반나절 정도 불려 잘 씻어 물기를 꼭 짜고 3cm 길이로 자른다.
2 ①의 시래기에 설탕, 소금으로 양념해 10분 정도 잰다.
3 멥쌀가루를 체에 두세 번 내린 후 ②의 시래기에 넣고 재빨리 섞는다.
4 ③의 시래기 설기를 김이 오른 찜통에 넣고 25분 정도 찐 다음 먹기 좋은 크기로 뭉쳐 낸다.
시래기볶음
[재료]
말린 시래기 50g, 들기름 3큰술, 소금 1작은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다시마물 4큰술, 국간장 약간

[만들기]
1 시래기는 반나절 정도 불려 잘 씻은 후 물기를 짜고 5cm 길이로 자른다.
2 ①의 시래기에 소금, 다진 파, 다진 마늘, 들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3 냄비에 ②의 시래기와 다시마물을 넣고 달달 볶은 뒤 국간장으로 간을 맞추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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