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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 ||||||
그리고 또 내년여름 시시콜콜 | 2011.03.10 | 조회 6,320 | 추천 7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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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10년을 사귄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오빠는 저보다 8살쯤 많아요.
스무살 꼬꼬마때 만났으니 저의 이십대는 오빠와 함께였습니다.
사귀고 3년 쯤 됐을 때..
오빠네서 결혼 얘기가 먼저 나오고 서두르시더라고요.
그래서 전 당연히 오빠와 결혼하는 줄 알고
혼자 발품팔아 식장 알아보고 드레스 투어다니고 그랬어요.
하지만 얘기만 나오고 흐지부지..
오빠는 결혼을 하자며 재작년에 새삼 프로포즈했는데..
아직 결혼준비 시작을 안해요...
이젠 저도 나이가 있으니 주변에서 자꾸 물어보는데,
몇년째.. 진짜 한 5년도 넘게. “내년 여름쯤에 해요...”라고 답해야 합니다...
매 해.. 내년 여름쯤엔 하겠지요... 내년 여름쯤엔..
그럼 너라도 먼저 시작하면 되지 않겠느냐? 하신다면..
ㅠㅠ
저 정말 울어버릴꺼에요.. ㅠㅠ
전 이미 5년 전에 결하는 건줄 알고 미리 웨딩드레스 사고 들러리들 드레스까지 다 사놓고 설레발레했거든요..
그리고 또 흐지부지..
(여긴 미국이라 웨딩드레스를 사야하거든요.
남자친구는 당근 한국사람이고, 가족이랑 가게를 합니다.)
이미 집에는 웨딩잡지며 식장들 견적받아온 게 차고 넘쳐요.. 이젠 제가 먼저 뭘 더 하자하기가 싫어요.
제가 준비 실컷해도 오빠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또 아무것도 안되는 거잖아요...
주변에선 오히려 오빠가 빨리 결혼하고 싶어하는데
제가 많이 재고 망설이는 거라고 생각해요.
어이없죠. 근데요. 저 이제는요..
'그래.. 차라리 그게 자존심은 좀 덜 상해보인다...'
스스로 위로할 지경입니다..
오빠는 지인들이랑 있을 땐
“피로연장으로 여기 괜찮다.”던지
“아는 형이 사진관을 해서 그 형한테 사진을 부탁할까 생각한다.”
라고 말을 한다는데 저랑 있을 땐,
그런 말..?? 아니 우리 결혼얘기 자체를 안꺼내요..
좋은 사람이에요..
지금까지 제가 힘들 때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가족같고 친구이상이고 기댈 수 있는 그런 사람인데...
결혼진행과정? 아니 결혼포기상태? 뭐라 표현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이 상황도 참 답답해요.. ㅠㅠ
늦게까지 가게를 운영하니, 피곤하고 그런건 알겠는데,
이벤트는 바라지 않지만, 가끔 공연이런거 보고싶기도 한데, 대답은 늘상 피곤하다..
한번은 월식이 너무 보고싶어 물어봤더니,
“그 시간은 자는 시간이야.”라고 안된다 하더라구요.
그래.. 힘든일 하는 사람이니까..
이건 내가 욕심내면 안되는 부분인가보다 하고 말았죠..
오빠는 쉬기 전날밤에 친구들하고 만나서 술을 마실 때가 종종 있어요.
보통 전화해서 연락 안되면 연락올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지만
새벽 3,4시에 연락이 계속 안되면 걱정도 되고..
전화를 몇번씩 하게 되거든요.
얼마 전에도 전화를 계속 안받길래
혹시 사고라도 났나?몹시 걱정했다가,
친구랑 술마셨다고 해서 다툰 적이 있었는데...
그날은.. 제가 월식이 보고 싶다던 그날이었죠.
자느라 안된다 했던 오빠는 그날.. 새벽 5시까지 술을 마셨습니다.
언니..
제가 많을 걸 바라고 있는건가요?
오빠가 나이가 있어서 나를 만나긴 하지만
그렇게 결혼할 마음까지는 없는.. 그럴걸까요..?
저 정말 모르겠어요...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받고 싶다 고집하는 것도 아닌 것같은데.. 저 이 정도면 많이 감내하고 있는데...
남자친구가 있어도 너무 외롭고 속상해요.. 외롭고 힘들다고 말하면 오빠는 알겠다고 대답은 하지만 늘 이렇게 반복..
이런거.. 성격차이니까 어쩔 수 없는 걸까요. 남자는 여자랑 달라서 원래 그런거니 이해해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이 사람은 저를.. 사랑하지 않는 걸까요. 참 힘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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