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전날 1t 해수욕장에 뿌려
해수부 장관이 “국민들께 사과”전남 진도군이 해양 쓰레기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한 쓰레기 수거 체험행사과정에서 이미 수거한 쓰레기 1t을 다시 해안가에 뿌려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진도군에 따르면 지난 20일 전남 진도 고군면 가계해수욕장에서 ‘제19회 국제 연안 정화의 날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과 전남도 부지사, 지역 주민 등 60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해안가에 쌓인 쓰레기를 2시간가량 치웠는데, 이들이 치운 쓰레기는 진도군이 행사를 위해 모아 놓았던 것이다.
진도군은 행사에 앞서 지난 7일 제13호 태풍 ‘링링’이 우리나라를 덮친 뒤 가계해수욕장을 뒤덮은 폐어구, 플라스틱 등 해양 쓰레기를 일주일에 걸쳐 수거했었다. 이렇게 모은 쓰레기 가운데 약 1t을 행사 직전인 19일 오후 늦게 해변에 다시 뿌려놓았다. 이날 행사를 본 한 지역 주민은 “쓰레기가 바람에 밀려 바다로 다시 떠내려갈 수도 있는데 행사를 위해 해변에 쓰레기를 뿌릴 필요가 있냐”고 했다.
진도군 관계자는 “해양 쓰레기에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사전에 수거된 해양 쓰레기를 체험 활동에 활용한 것”이라며 “해양 쓰레기는 모두 수거했고 다시 바다로 유입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진도군은 올해 지난해보다 해양쓰레기 수거 실적을 올려 해양수산부로부터 ‘해양 쓰레기 관리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쓰레기 사전 살포와 관련 사과했다. 문 장관은 “이번 일이 해양 쓰레기의 심각성을 알리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지라도 거짓과 과장이 더해지면 행사의 취지마저 무색해지고 불신과 실망을 초래한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새기게 됐다”며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국제 연안 정화의 날 행사는 미국 텍사스주에서 처음 시작된 세계적 해양환경 보호 운동으로 해변과 바다에서 해양 쓰레기 수거행사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