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4주차 리얼미터 지지율 29.5%…전주대비 3%p ↓ - "수도권 민심 얻으려면 쇄신이 답"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자유한국당의 삭발 투쟁 효과가 다한 모양새다. 조국 사태 이후 반등하던 한국당 지지율에 제동이 걸렸다. 한국당 지지율이 3주 만에 20%대로 내려앉으면서 내년 총선을 앞둔 수도권 의원들의 한숨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tbs의뢰로 전국 성인남녀 1504명을 대상으로 9월 4주차 정당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당 지지율은 29.5%로 전주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중도층과 보수층 △서울과 경기·인천 △충청권, 부산·울산·경남(PK) △30대와 50대, 20대 등 대부분 지역과 계층에서 지지율이 하락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리얼미터는 이번 조사 결과가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 등 일련의 검찰수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대 △촛불집회·시국선언과 같은 여권 지지층의 집단적 반발 움직임 △한미정상회담과 유엔총회 연설 등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평화외교 △류석춘 전 한국당 혁신위원장의 ‘위안부는 매춘’ 발언 파문이 겹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지난 3주 연속 상승하던 한국당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조 장관 논란에 대한 피로감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난주에 삭발과 단식 투쟁이 있었는데 더는 보여줄 게 없다”며 “그렇다고 조 장관이 낙마한 것도 아니니 관심이 사그러든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 결과에 연연할 일은 아니다”고 밝혔지만 수도권 의원들과 원외 인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조 장관 논란으로 수도권 민심이 여권에서 돌아섰다고 해도 한국당으로는 향하지 않아서다. 수도권 의원들은 한국당이 당 혁신 방안을 제시하지 않는 한 지지율은 오름세를 타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수도권 한 재선 의원은 “당 지도부를 믿다가는 아무것도 안 될 것 같아서 지역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도권·충청권 의원들은 최근 지역구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한다.
한국당 한 관계자도 “한국당 의석이 110석인데 황교안 대표가 삭발하는 곳에 현역 의원 40여 명 밖에 안갔다”며 “나머지는 다 지역구에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 한국당 수도권 원외 지역위원장도 “보수가 분열돼 표가 갈릴텐데 당 지지율까지 낮으니 속이 타들어간다”며 “수도권은 영남처럼 깃발만 꽂아도 당선되는 곳이 아니다. 바람이 불어야 하는데 쇄신 말고는 답이 없다”고 토로했다.
반면 여론조사 결과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당 한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가 정확한지 잘 모르겠다”며 “문항에 따라 답이 갈릴 수도 있다.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