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36)의 현 남편 홍태의씨가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홍씨는 26일 사전녹화로 진행된 MBC 뉴스데스크와 인터뷰에서 “고유정은 머리 커튼을 쳐서 숨고 있을지언정 저는 우리 아이에게 당당하고 조금이라도 진실을 밝혔으면 해서 나왔다”라면서 출연 이유를 밝혔다.
홍씨는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된 당시 “눈을 뜨자마자 일단 제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피였다”면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느 아빠가 피를 본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있겠나. (고유정에게) 119에 신고하라고 하면서 뛰쳐나갔다”며 “입가가 파랬다. ‘우리 아기가 살아있지 않구나’ 느꼈지만, 어느 엄마 아빠도 (아이를) 방치할 순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홍씨가 고유정을 용의자로 의심하게 된 시점을 6월 2~3일로 밝혔다. “전 남편 사건이 커질 때였다”면서다. 그는 “알면 알수록 우리 아기가 사망한 패턴이나 전남편이 사망한 패턴이 너무 흡사했다”며 “나이와 장소만 달랐지, (똑같이) 카레를 먹였고, (전 남편과 아들이) 사망 후 (고유정은) 똑같이 공간을 치웠다”고 말했다.
홍씨는 경찰 수사에 대해서도 “초동수사가 굉장히 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찰은) 저랑 고유정 둘 다 동일 선상에서 (용의자로 의심했다). 왜냐하면 집에는 둘밖에 없었으니까 그래야 모순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고유정은 (나를 용의자로 의심해 수사하는) 그 사이에 (증거물을) 다 버리고 용의 선상에서 제외됐다”라고도 했다.
이어 “하늘나라 간 아이에게도 너무 미안하지만, 아빠가 해줄 수 있는 게 이거(인터뷰)뿐이라 가슴 아프다. 너무 미안하고 너무 사랑한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고유정의 의붓아들 홍(5)군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고유정이 홍군을 살해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홍군은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 10분쯤 충북 청주시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홍군은 제주 친가에서 지내다 고유정 부부와 함께 살기 위해 청주로 온 지 이틀 만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홍군 부검결과 직접적인 사인을 “압착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했다.
홍씨는 이날 법률대리인 이정도 변호사를 통해 보도자료를 내고 “실체적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결정을 해준 경찰에 안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난 4월 30일 피해자가 질식사했다는 부검결과가 나왔을 때 경찰이 고유정을 피의자로 입건해 구체적인 수사를 진행했다면 전 남편을 살해하는 것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