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공간 격리·사내전산망 차단' 관련 시정조치 고려 방송업무 주지 않은 점엔 "노사 대화로 풀 사안"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지난 7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 직후 낸 진정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사측의 시정 조치 등을 고려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27일 노동부에 따르면 MBC 아나운서 7명이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 첫날인 7월 16일 제기한 직장 내 괴롭힘 진정에 대해 노동부는 26일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행정 종결 조치했다. 이 사실은 진정을 제기한 아나운서들에게도 통보됐다.
MBC 아나운서들은 계약 만료로 퇴사했다가 지난 5월 법원 판단에 따라 임시로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았다.
이들은 진정에서 사측의 업무 공간 격리와 사내 전산망 차단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아나운서 업무를 주지 않은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이들이 진정을 낸 지 2주 만인 7월 30일 MBC의 자체 조사위원회는 이들에게 적절한 직무를 부여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MBC는 업무 공간 격리와 사내 전산망 차단 등에 대해 시정 조치를 했다. 다만, 진정을 제기한 아나운서들에게 '아나운서국 업무'를 부여했으나 방송 업무를 주지는 않았다.
방송 업무는 현장 교육과 평가를 거쳐 부여한다는 게 사측의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진정을 낸 아나운서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사에 착수한 노동부는 업무 공간 격리와 사내 전산망 차단 등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시정 조치를 권고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MBC가 시정 조치를 한 현재 상황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노동부는 사측이 아나운서들에게 방송 업무를 부여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기는 어렵고 '노사가 대화로 해결할 사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진정을 낸 아나운서들의 불만이 남을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노동부는 MBC에 대해 ▲ 진정을 제기한 아나운서들에 대한 불리한 처우 금지 ▲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와 조직 진단 ▲ 괴롭힘 근절을 위한 교육과 캠페인 등 예방 활동 실시 ▲ 괴롭힘 예방·대응체계 점검·개선 등을 권고했다.
개정 근로기준법은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처벌 조항은 없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를 명시하고 기업별로 취업규칙 개정을 통해 괴롭힘 예방·대응 체계를 구축하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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