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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육아
남편의 뒷모습이 안쓰러울때~~~
망원경 | 2011.08.17 | 조회 16,357 | 추천 79 댓글 2
결혼 15년차 두아이를 둔 직장맘입니다

이른 새벽 뒤척이다 잠을 이룰수 없어 다른분들의 사는 이야기들을 읽다가 제 이야기도 한자 적어 볼까 합니다.



최근들어 사는것이 버거워보이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제가 도와줄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조언을 얻고자 올리는 것이오니 마음을 담아 답변을 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남편은 2남 3녀의 장남입니다. 아래로 남동생이 있고 위로 누나가 세분 그리고 엄니, 아버님~~~~



결혼전 친정 부모님 많이 다투셨습니다. 그땐 모닝콜이 두분의 큰 소리로 느껴질만큼 잠잠할 날이 없었지요. 다른 집들처럼 조용히 아침을 여는것이 소원이다 여길정도로까지 그렇게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만난지 두달만에 남편의 온화한 미소에 반한 저는 인생의 반려자로 삼기로 마음먹었고 결혼식을 한주 남은 어느날 술에 잔뜩 취해서 저에게 왔습니다. 지금껏 살면서 딱 한번 그 사람의 눈물을 보았던 때이기도 하구요. " 더 좋은 가정환경에서 태어나지 못해 미안해. 살면서 힘든일 많겠지만 나만 믿고 따라와주었으면해...." 친정부모님의 싸우는 소리에 이력이 난 저는 '사람사는게 다 그런거라고, 어느집이나 평온해 보이지만 들여다 보면 다 흠이 있는 거라고, 못이길거 또한 없다고.....'



제 자신에 너무 자만했나봅니다.



처음에 시누이들 만만치 않더라구요. 결혼하고 일주일정도 되었을무렵 우리 엄마 아버지에게 잘하라고 통보같은 인사를 시작으로 저를 바라보는 눈도 예사롭지 않다 느낄즈음엔 시댁에 와서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저보다 한살 어린 시동생 고딩시절 사고치고 제가 신혼일때 벌써 큰애가 10살이었습니다. 어린나이에 만나서인지 둘이 매일 싸우더라구요. 동서랑 만나자 해서 '사는거 별거 아니라고... 지금 못산다고 헤어지면 어디서나 마찬가지라고 .. 못살만큼 힘든거 없으니까 우리 둘이 마음다잡고 집안일으켜 보자고...'그리 했건만 끝내 헤어지더라구요

외아들로 자란 울 아버님 , 한번 마음잡으시면 절대 굽히지 않으시고, 다른 사람 하는 말은 엄청 귀담아 들으시지만 가정에는 따뜻한 말씀한번 없으시고 소리만 지르시는 ,

그리고 울엄니, 시집와서 남편사랑 한번두 못받아보고 마음에 병을 얻어 이젠 세상을 똑바로 보시지 못하고 환청속에서 사시다 정신분열증이라는 진단을 받으시고 몇십년을 사셨던 동네에서도 쫓겨나 그리 사랑하시던 자식들손에 병원에 입원하시고.....



살면서 사실 남편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해결의 실타래가 보이지 않고 이렇게 꼬이는 집안도 드믈거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남편 원망만 하고 살기엔 이사람도 엄청 불쌍한 사람이더라구요. 제가 마음이 이런데 그 짐을 장남이라는 이유로 고스란히 지고 있는 그 어깨에 저 마져 더 큰 짐을 준다면 견디지 못할것이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제가 생각을 달리 하기로 했습니다.

사람이 마음이 닿으면 문이 열릴거라고 .... 내 아이들조차 내 맘대로 하지 못하는 세상에 이미 다큰 어른들의 마음을 어찌 바꾸겠나고.....



10년이 지나니 눈에 힘을 주었던 시누이들이 눈을 풀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런데 이상하게 잘 안풀려요. 하는일마다 실패하고 가정생활도 원만치 못해서 헤어지고...



제가 조상을 잘못모셔서 그런가 하고 공동묘지나 다름없던 시댁 산소 다 이장하자 남편꼬셔서 양지바른곳에 모시고 두어달에 한번씩 혼자산에가서 풀도 뽑고 집안 잘 일으켜 달라 절하면서 애원하기도 합니다.



남편이 비통한 마음으로 '두분이 돌아가셔야 해결된다고 ... '말하지만, 전 그때되면 또다른 근심거리가 생길거니까 너무 걱정 말라고 말은 하지만 사실 저도 힘드네요.



아직은 아이들에게 돈이 많이 들어가지 않지만 , 제사 한번만 지내도 가족 열명을 저혼자 다 감당해야하고, 엄니 병원비( 시설이 좋은 요양원으로 다시 모셨네요), 아버님 병원비, 가정 대소사, 금액또한 만만치 않더라구요.



어? 쓰다보니 까만 새벽이 하얘지네요. 밥을 해야할 시간이기두 하구요.

좋은 님들!!! 오늘은 다시 오늘 해가 뜨겠지요?



지금도 어깨를 웅크리고 꿈속에서조차 괴로워하는 남편얼굴을 보구 있노라니 애처롭네요.



마음의 이야기를 글로 끄내어놓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은 용기를 잃지 말고 열심히 살아가라는 좋은 님들의 주문 덕이겠지요?



모두들 복받으실거에요. **





긴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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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부부  #결혼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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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 | 추천 0 | 08.20  
글 쓰신님 마음이 정말 하염없이 부처같으세요.. 저라면 너무 힘들어서 남편을 들들 볶았을 텐데..
참 마음 좋으시고 따뜻하십니다.. 안되면 이렇게 안될까 싶을정도로 일이 잘 안풀릴때가 있더라구요.. 정말 답도 없고 답답하죠.. 그렇게 차분하고 기다리는 마음으로 참아내고 견딘다면 좋은일이 꼭 생길것 같습니다.. 님같은 어머니라면 아이들도 참 바르게 잘 자라줄 것이구요.. 힘든 남편 뒤에서 잘 다독여주는 현모양처가 있어야 성공하는 남편도 있는것이구요..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그리구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는 것도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지금도 충분히 긍정적이시구요.. 저두 너무 힘든데 님의 글을 읽으니 힘이나네요.. 우리 모두 힘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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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뿌라 | 추천 0 | 08.19  
님 글 읽고 넘 감동했어요. 직장생활하느라 애들 키우느라 넘 힘드실터인데...
그리 열심히 사시는데... 머지않아 모든 게 다 좋아질겁니다. 오늘밤, 남편에게 "사랑한다" 고 말해주세요. 남편의 축처진 어깨가 그말 듣고 조금은 쭉 펴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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